[창간기획] J노믹스 1년③ 文 2012년 대선 패배 후 ‘홍장표 이론’에 ‘필’ 꽂혀

“성장담론 부재 탓 패배”… 새 경제모델로 관심 / 洪의 ‘실험적 이론’ 2년 만에 黨 경제정책으로

2019-06-26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은 2012년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현재 청와대 경제수석인 홍장표 전 부경대 교수가 있었다.홍 수석은 2012년 9월 노무현 시민학교에서 신자유주의 성장모델의 대안으로 소득주도성장의 뿌리인 ‘임금주도성장’을 처음 언급했다. 당시 홍 수석은 “최저임금을 상향조정해 소득을 재분배하는 임금주도성장이 신자유주의 성장론의 대안으로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제시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2월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 약 100만 표 차로 패한 후 실패 원인을 분석하던 중 소득주도성장론을 접했다. 문 대통령은 2013년 말 내놓은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대선 패배 이유로 성장담론이 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 극복을 위해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실제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은 일자리를 통해 성장을 높이는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지만, 이를 뒷받침 할 구체적인 정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이듬해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을 주제로 한두 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해 이를 화두로 제시하며 자신의 경제모델로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이 2014년 7월에 개최한 ‘소득주도성장의 의미와 과제’에는 홍 수석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홍 수석은 그 자리에서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늘어나면, 소비가 증가해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이 향상된다”고 했다. 이어 문 대 통령은 11월에 두 번째 토론회인 ‘부채주도성장에서 소득주도성장으로’를 개최하며 소득주도성장 이론을 정책으로 재차 정립했다. 이론이 나온 지 2년 만에 진보진영의 핵심정책으로 떠오른 것이다.소득주도성장론은 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로 선출되며 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문 대통령은 6월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를 신설하며 취임이후 강조해온 ‘경제정당론’을 궤도에 올렸다. 당시 출범식에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위원회는 당의 집권 엔진”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 출범과 함께 경제플랜 구체화에 들어갔으며, 소득주도성장은 2017 대선공약으로 가다듬어졌다.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는지를 두고 회의론이 많다. 당시 민주당은 ‘자영업자 연합체’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정책정당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