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4차혁명] 유통과 기술의 결합…이종산업 경계 허문다
연관 기업 간 협력 필수·스타트업 직접 투자도
2019-06-26 안지예 기자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유통가에도 4차 혁명 바람이 불면서 이종업계 간 기술 협력이 활발한 모양새다.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관련 기업과 손잡거나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사례도 많다.CJ오쇼핑은 지난 3월 SK텔레콤과 연계한 ‘AI(인공지능) 음성 주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AI 음성 인식만으로도 생방송 중인 TV홈쇼핑 상품을 주문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로, ARS 연결을 기다리는 불편함이나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상품 정보를 일일이 클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대폭 축소시켰다. 주문 단계별로 원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간단히 말하기만 하면 돼 모바일 앱 주문이 익숙지 않은 고객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이번 AI 음성 주문·결제 서비스는 SK텔레콤의 AI 기술 ‘누구(NUGU)’가 탑재된 SK브로드밴드의 셋톱박스 ‘Btv X누구’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SK텔레콤 누구 앱에 CJ오쇼핑 고객 정보를 연동해두면 언제든 셋톱박스의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해 생방송 중인 CJ오쇼핑 상품을 30초 만에 결제할 수 있다.K쇼핑은 지난 3월 KT의 인공지능TV ‘기가지니’와 손잡고 ‘음성 결제(보이스 페이)’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 4월엔 ‘기가지니 추천쇼핑’을 론칭했다. 이는 KT의 첨단 지능형 음성결제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로 매주 베스트상품, 특가상품, MD추천상품 등 5가지 테마의 K쇼핑 상품을 선별해 고객에게 추천한다.기가지니 고객이 미리 음성을 등록해 놓으면 상품을 결제할 때 “내 목소리로 인증”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본인확인 및 결제인증이 되는 방식이다.모바일커머스 티몬은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의 개발 제휴사 아이렉스넷과 전략적 ‘인공지능 음성인식 쇼핑 서비스’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고 음성 쇼핑 시대를 연다는 각오다.티몬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사는 상반기 중 NBP AI플랫폼을 기반으로 음성을 통한 쇼핑 시스템개발과 연동을 완료하고 테스트를 거친 후 오는 9월부터 AI 쇼핑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도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AI 기반 스타트업 ‘스켈터랩스’에 직접 투자하며 차세대 유통환경 구축에 나섰다.스켈터랩스는 지난 2015년 7월에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을 역임한 조원규 대표를 중심으로 구글, 카이스트 AI 랩 출신 등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설립한 회사다. 기계 지능을 활용해 각 생활 영역에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롯데홈쇼핑은 이번 투자를 통해 지능화된 챗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정해진 응답 규칙을 바탕으로 한 순차적 응답 시스템이 아닌 고객과의 대화에서 맥락과 히스토리를 보다 더 자세하게 이해하고 실현한다. 이후 음성검색,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 등 고객 지향 서비스를 확대한다.관련 업계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4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도 자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 기업에 대한 투자를 키우고 관계 기관, 부처 간 협업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김종기 산업연구원 산업경쟁력연구본부 신산업연구실장은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접목한 응용분야 연구개발(R&D) 투자, 혁신적 ICT 산업 생태계 조성,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인프라·제도 정비에 힘쓰고 산업·정부부처 간 경계를 허무는 다부처 협력을 통한 패키지형 종합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