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JP 가족묘지에 영면
영결식, 유족·정계 인사 등 250여명 참석해 애도
2019-06-27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7일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3년전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가 묻힌 충남 부여의 가족 묘원에서 영면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진 영결식에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 이한동 전 국무총리, 송인웅 원로목사, 자유한국당 정우택·정진석·안상수 의원 등의 정치권 인사와 시민 등 250여명만이 참석해 김 전 총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이날 오전 7시 열린 영결식은 김 전 총리의 기념사업회 격인 운정재단의 김진봉 이사장의 약력보고를 시작으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 나카소네 히로부미 참의원 등의 조사, 박형규 전 국회의원의 만사, 소리꾼 장사익 선생의 조가, 헌화 및 분향의 순서로 진행됐다.김 이사장은 김 전 총리의 삶을 두고 "40여 년간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정치 지도자로 조국 근대화에 밑거름이 되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추진했다. 몸소 사랑을 실천하고 상선약수를 몸으로 행하신 고매한 사람"이라고 했다.이어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 전 총리는 "우리나라와 민족의 큰 별이 떨어졌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빵을 먹고 자란다는 총리님의 말씀이 생생하다"며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는 오늘을 있게 한 정치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매한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경륜과 지혜, 지성 미래를 통찰하는 예, 끝없는 나라 사랑, 총재님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라고 했다.뒤를 이어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아들 나카소네 히로후미 참의원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일본과 한국의 수교는 선생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매우 어려운 협상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애국적 판단으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한일협약 협상을 계기로 친해져 40년간 우정을 유지했다.이날 영결식장에는 영정 양옆으로 문재인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과 나카소네 전 총리 등이 보낸 근조화환과, 고인에게 수여된 국민훈장인 무궁화장이 놓였다. 김 전 총리와 애증을 나눈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직접 영결식을 참석하는 대신 조화로 애도했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내용으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노 전 대통령 역시 벌써 4년 전 거동은 물론 의사소통까지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영결식에서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조가로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이때 참석한 사람들이 김 전 총리의 40년 정치인생을 기억하는 듯 많은 생각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후 김 전 총리의 손자와 외손자가 그의 위패와 영정·훈장을, 김 전 총리의 측근들이 관을 들고 운구차로 향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정·관계 인사와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운구차를 향해 목례했다. 오전 8시11분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차는 오전 9시 고인이 지냈던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해 장지로 이동했다.김 전 총리가 졸업한 공주 고등학교와 부여 초등학교 교정 등을 거쳐 김 전 총리의 유해는 부인 고 박영옥 여사가 잠든 부여군 외산면에 있는 가족묘원에 안장됐다. 부인과 천생배필로 불릴 만큼 다정했던 김 전 총리는 생전에 국립묘지 대신 부인이 묻힌 충남 부여의 가족묘원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