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야심작…‘삐에로 쑈핑’ 모습 드러냈다

정돈보다 혼돈·재밌는 상품·미친 가격 등 역발상 전략 펼쳐
4만여 상품 빽빽…성인용품·코스프레용품·흡연실까지 마련
올해 총 3개 매장 오픈…“이마트 신성장동력으로 확대 계획”

2019-06-27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삐에로 쑈핑’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삐에로 쑈핑은 정 부회장이 대형마트 정체 속에서 오프라인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적극 밀고 있는 신사업이다.28일 오픈을 앞둔 삐에로쑈핑은 ‘FUN&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 1층(270평)과 지하 2층(490평)에 걸쳐 위치해 있으며 총 2513㎡(760평) 규모다.주 타깃층은 2030대 젊은 세대로, 이마트[139480]는 삐에로 쑈핑을 비교적 수입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탕진잼’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유진철 삐에로 쑈핑 담당 BM은 “삐에로 쑈핑을 싸지만 쓸모 있고 작지만 사진 찍고 싶은 제품들로 구성해 구매의 목적성이 없거나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이 많거나 해외상품에 친숙한 2030대 고객들을 공략하고, 나아가 한국의 맛과 멋이 느껴지는 제품들을 구성해 구매의 목적성이 있거나 국내 제품과 한식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2030대 외국인 고객들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삐에로 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역발상의 관점에서 매장을 꾸렸다. 필요한 상품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해 쇼핑 편의를 추구하는 대신 보물찾기하듯 매장 구석구석을 경험하며 득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삐에로 쑈핑은 만물상 잡화점이란 이름에 걸맞게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천냥코너부터 명품코너까지 4만여가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대형마트의 5분의 1 매장 규모에 4만여 가지 상품을 빼곡하게 진열해 메인 동선이 1.8m, 곤도라간 동선이 0.9m로 촘촘하다. 보통 대형마트 규모는 3000여평 정도 되며 5만~8만여 가지 상품을 판매한다.삐에로 쑈핑은 온라인 핫 이슈상품, 재고 상품이나 부도 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스팟 형식으로 매입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만들기 위해 기념품 코너 등을 마련하고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도 판매한다. 흡연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금연 장소 ‘지하철’을 콘셉트로 한 흡연공간도 선보인다.이외에도 삐에로 쑈핑은 자체 캐릭터 4개를 개발해 매장에 스토리를 입혔다. 취업준비생 마이클·래퍼 지망생 젝손·반려 고슴도치 빅토리아·신원미상의 애로호 등 4개의 캐릭터가 매장 곳곳에서 B급 감성의 재미와 스토리를 선사한다. 직원 유니폼에 적힌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 카테고리 대표 상품에 적힌 ‘값of값’이라는 안내문도 B급 감성을 제공한다.이마트가 이처럼 기존 유통업계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전문점을 선보이는 이유는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마트 관계자는 “손가락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온라인 시대에 오히려 불편하지만 그래서 재밌어 기꺼이 내 시간을 소비하고 싶은 매장을 만드는 것이 삐에로 쑈핑의 목표”라고 말했다.삐에로 쑈핑은 주 타깃층이 2030대 젊은 세대인 만큼 늘 새로운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장의 권한을 매장 관리자들에게 부여한다. 유진철 BM은 “오픈 때까지만 본사가 관여하고 그 이후엔 점장이 상품 선정과 매입, 진열 등을 직접 하도록 할 것”이라며 “영업 이후 상황에 따라 카테고리 조정을 마음껏 하고 상품 진열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상품 구매처도 다양하다. 동대문에서 패션상품을 바잉 하는 등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이나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않고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 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할 계획이다.한편 삐에로 쇼핑은 현재 동대문 두타몰 지하에 코엑스보다 작은 425평 규모로 2호점을 준비 중이며 3호점의 경우 논현동에 들어설 일렉트로마트 내부에 들어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유진철 BM은 “지역, 상권 구분 없이 출점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우선은 초창기인지라 삐에로 쑈핑의 인지도를 알려야 하므로 수도권 위주로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마트 관계자는 “삐에로 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돈키호테의 경우 작년 기준 약 370여개 매장에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마트는 올해 총 3개의 삐에로 쑈핑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삐에로 쑈핑이 이마트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