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월드컵 시즌이다. 마니아들의 시선은 새벽까지 러시아 경기 현장에 꽂혀 있다.유명 국가대표 팀들의 ‘실시간 대전’, 인기 선수들의 ‘플레이’에 날 새는 줄 모르고 몰두하지만 이를 우려스럽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탐독한 경기 관전평은 지인들과의 대화 주제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그렇게 축구의 꽃인 ‘월드컵’이 무르익고 있다. 반면 콘텐츠의 꽃인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다르다.게임을 하는 목적은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다. 반복되는 일상에 찌든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여러 명이서 함께 플레이함으로써 대인 관계와 사회 생활에도 도움을 준다.게임 본연의 순기능에 비춰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여가 생활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또한, 어르신들에게도 적당한 게임은 치매 예방과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연구 결과들도 다수다.실제로 미국 콜롬비아 대학과 프랑스 데카르트 대학의 공동 연구를 통해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똑똑하고, 사회성과 친구 관계에 있어서도 더 좋은 것으로 관찰되었다. 1주일에 5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게임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 비해 지적 기능이 1.75배 높고, 학교 성적도 1.88배 더 높다는 것이다. 유럽 7개국 3195명의 아이들과 부모 및 교사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표본을 비교한 연구 결과다.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이 많은 우리나라 사정을 감안하면 게임을 장려할 만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여전히 학생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고 있다. 또한, ‘셧다운제’와 같은 규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게임 장애’를 질병 코드로 등재하는 등 부정적 인식이 크다.과몰입이나 사행성에 대한 뿌리 깊은 우려가 각종 규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게임 업계도 사회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인식의 틀을 깰 수 있도록 게임 업계도 지속적으로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게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도 필요하다. 산업적 측면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11조원을 넘어섰고, 해외 수출액은 37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해외 수출액에 있어서 K팝이나 캐릭터 부문을 제치고 전체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1등을 차지한 것도 대단한 사건이지만, 게임 부문의 해외 수출 기여도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뿐인가. 게임 분야의 고용 증가율은 4.5%를 기록했다.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지금 상황에 비춰볼 때 꽤 고무적인 일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산업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는 게임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규제는 역기능을 줄이고, 순기능을 늘리기 위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순기능과 역기능을 균형있게 조율할 수 있는 정책과 올바른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