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고객 신뢰 확보 못하면 ‘항공사’도 없다
2018-07-05 황병준 기자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지난 4일 오후 5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싸늘하다. 아시아나 직원들은 이번 사태와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와 갑질을 뿌리 뽑자며 단체 행동을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직원들은 익명으로 카톡 채팅방을 개설해 사측의 부조리를 고발하며, 힘을 모으고 있다.아시아나항공은 6일과 8일 광화문에 집결해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집회는 예견된 기내식 대란을 승객과 직원에게만 전가하는 경영진 교체 및 기내식 정상화 촉구다.항공승무원과 정비직, 일반직 등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만든 단체 채팅방에는 그동안 회사가 비상식적인 경영을 해왔다는 성토와 폭로가 이어지고, 이번 노밀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영진의 아니란 태도도 화를 키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대한항공 갑질 사태로 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박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안합니다”, “사과합니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이번 노밀(No meal)사태의 원인은 박삼구 회장의 무리한 자금 조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금호타이어 인수 등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기내식 업체를 변경했다는 것이다.기내식 업체를 변경하는 것은 회사의 판단이지만 거액을 투자 받는 조건으로 역량이 미달되는 업체와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다면 결코 책임은 가볍지 않다.여기에 준비 부족으로 인해 대규모 노밀 사태가 발생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했다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질타는 더욱 무거워 질 수 있다.‘샤프도앤코’라는 회사의 생산능력이 아시아나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준비와 대책을 사전에 아시아나항공이 판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기내식 대란은 5일, 닷새째를 맞았지만 정상적인 식사가 아닌 간편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제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다.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간편식을 주면서 노밀 사태가 해결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여기에 노밀에 대한 책임으로 사과의 의미로 제공하는 바우처도 논란이다. 일감몰아주기란 지적이다. 바우처로 지급으로 인해 매출이 늘어나고, 실제 지급한 금액에 비해 아시아나가 피해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안전운항을 제외한 시간에 바우처를 통한 기내면세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단톡방’에서 나오는 주장은 다르다. 안전운항 외에도 기내 면세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이번 아시아나항공 노밀 사태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한항공 사태가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양대 항공사가 다 함께 국민들의 조롱거리로 변하고 있다.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모두 국내 최대 항공사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면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 기간산업인 동시에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업계에 신뢰가 무너지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