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열린우리당 합당 공식 선언

범여권, 합당 둘러싸고 안팎으로 불만 속출

2007-08-10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정리/정치팀]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10일 양당 최고위원회 합동회의를 통해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양당은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합당회의 직후 공동으로 채택한 합당선언문을 통해 "오늘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역사와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합을 선언한다"며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계승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정당으로서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또 "통합의 정신과 원칙은 중산층과 서민의 민생안정과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겠다"며 "또 한반도 냉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함으로써 남북평화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대통합 정신에 입각해 일체의 지분협상과 기득권 논의를 배제하기로 했다"며 "양당은 2007년 8월20일까지 통합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신당측에서는 오충일 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정균환 이미경 조일현 김상희 양길승 최고위원과 정동채 사무총장 이낙연 대변인이 열린우리당측에서는 정균환 당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윤원호 김성곤 원혜영 최고위원과 김영춘 사무총장 서혜석 윤호중 대변인이 참석했다. 민주신당은 20일 중앙선관위 합당신고까지 오는 18일 우리당 임시전당대회 19일 양당 통합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신당의 의석수는 당초 85석에 우리당 58석을 포함해 143석으로 원내 제1당이 됐다. 합동회의에서 정세균 의장은 "열린우리당은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고 국민에게 걱정을 끼쳤다"며 "이제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통합되면 대통합이 완성된다. 승리하는 대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충일 대표는 "대통합이 대선승리의 기초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었다"며 "통합을 이룬다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고 범민주세력의 집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당간의 합당에 대해선 범여권 내부에서 벌써부터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신당 소속 의원들이 친노배제론과 함께 민주당과의 선통합협상을 주장하고 나섰고 구 민주당 출신의 원외지구당 위원장단도 열린우리당과의 합당논의가 중단되지 않으면 재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일부 열린우리당 사수를 주장하는 당원들이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이 다음 주 중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합당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봉균 조배숙 양형일 노현송 노웅래 문학진 변재일 등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의원 25명은 10일 오후 '대통합신당이 대통합을 이루는 조건'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우리가 천신만고 끝에 신당을 출범시킨 것은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을 통해 도로열린우리당으로 회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며 "더욱이 친노의 본류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합류를 허용한다면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통합의 필요요건은 민주당의 마지막 그루터기 전부까지 아우르는 것"이라며 "통합의 순서는 선 민주당 후 열린우리당이 바람직하고 통합협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구 민주당 출신 원외지역위원장단도 이날 민주신당 중앙위원회의 장소에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대통합의 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부 세력들의 정치적 오만과 독선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며 "우리는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당 대 당 합당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열린우리당은 국민에게 국정실패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한 후 당을 해체하고 개별적으로 민주신당에 흡수통합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다시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유시민 등은 민주신당의 정서에 맞지 않으며 그에게 정치적 자숙을 요구한다"고 신당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대선 예비주자로는 김원웅 의원이 흡수합당 방식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합신당간에 진행된 합의안은 지난 8월5일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7인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대등한 당대당 합당이 아니다"라며 "이는 법률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흡수합당이고 그 자체가 수모"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수모를 당하면서 들어간 당원들이 의기투합하는 동지애를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나는 애당적 당원동지들과 함께 합의된 표결시 반대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키미연대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정세균 열린우리당 당의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다음 주 중 법원의 결론이 주목되고 있다. 지키미연대 관계자는 "합당은 이미 드러난 수순이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창당정신과 당을 사수할 것"이라며 "신당의 행태를 보니 열린우리당보다 오히려 퇴보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