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상속‧증여세, 중견기업 지속성장 가로막는다”

중견기업 37.6%, 고령의 창업주 경영권 유지…기업 승계 ‘시급’

2018-07-09     이한재 기자
[매일일보 이한재 기자]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이 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명문장수기업센터가 발간한 ‘2017 중견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절반에 가까운 47.2%의 중견기업인들이 기업승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을 꼽았다. 이어 ‘복잡하고 까다로운 가업상속공제 제도’(31.2%), ‘후계자 역량 부족’(19.2%) 등도 지적됐다. 현재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더하면 최대 65%까지 치솟는다. 이에 반드시 거쳐야 할 승계가 기업 재도약의 모멘텀이 아닌 기업 포기의 시점이 될 수 있다는 중견기업인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는다.   가업상속공제 요건도 까다롭다. 기업승계 이후 10년간 업종과 정규직 근로자의 80% 이상, 상속지분 100%를 유지해야 한다.  중견기업인 41.6%는 “보다 많은 명문장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선’(33.6%), ‘명문장수기업확인제도 세제혜택 부여’(30.4%), ‘기업승계 부정적 인식 개선 캠페인’(28.0%), ‘공익법인·차등의결권 등 기업승계 방안 추가 개발’(20.8%) 등이 원활한 기업승계와 명문장수기업으로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 꼽혔다. 정부·유관기관 등에 바라는 기업승계 지원 사업으로는 ‘법률·조세·회계·경영 컨설팅 지원’(48%)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업승계, 신사업·M&A, 명문장수기업 등 통합 컨설팅’(33.6%), ‘기업승계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세미나, 포럼 개최’(24.0%), ‘후계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및 커뮤니티 구성’(20.0%)등이 뒤를 이었다.37.6%의 중견기업은 여전히 고령의 창업주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업승계는 중견기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중견기업 세 개 중 하나는 십수년 내에 기업 승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반면, 대부분의 중견기업은 체계적으로 기업승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승계 원칙·기준·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문서화한 곳은 12.8%에 불과했고 87.2%는 아직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김규태 중견련 전무는 “일부 편법 승계와 준비되지 못한 후계자들의 일탈은 분명히 기업이 자성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지만, 이로 인해 기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질시하는 타성적 인식이 강화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왜곡”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기업가 정신과 영속 법인의 사회적 역할 전수로서 기업승계에 대한 합리적 인식을 확산하고, 가업상속제도·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등의 개선과 중견기업 후계자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통해 중견기업의 원활한 기업승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