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절반에 트럼프 관세폭탄...미중 무역전쟁 전면전으로

2019-07-11     송병형 기자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미국의 관세 폭탄 공격 대상이 중국산 수입품 절반으로 확대되며 미래의 산업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즉각 보복을 선언, 유럽연합(EU)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개발도상국들과도 연합전선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대두를 비롯한 농산물의 수입처를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찾는 등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현지시간 10일 성명(USTR 홈페이지 게시)을 통해 6000여 품목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8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뒤 실제 이달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한 상태다. 남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조치가 발효되고 이번에 추가한 관세까지 발효될 경우, 미국은 지난달 대중 무역전쟁 선전포고 이후 모두 2500억 달러(약 280조 원)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폭탄을 투하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5055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이번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는 미중 간 협상이 결렬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맞불을 놓는다면 더욱 대규모의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시정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맞보복을 하고, 이어 나머지 16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해서도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이처럼 미중 간 무역전쟁은 총포를 동원한 실제 전쟁처럼 보복에 보복이 이어지는 화력전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은 화력에서 절대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중국이 굴복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인민일보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아랍국가들과의 행사장에서 대미 자유주의연대를 호소했고, 리커창 총리는 유럽 순방 중 독일에 공동대응을 호소하는 등 유럽 국가들과 대미 연합전선 구축에 나섰다. EU와 러시아도 이미 지난주 미국의 철강 관세에 맞서 각각 세이프가드와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은 상태다. 리 총리는 또 유럽산 농산물 수입확대를 검토하는 등 미국산 농산물 대체를 추진 중이다.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이다.이는 이번 싸움에서 물러설 경우 미래 핵심 산업에서 미국에 계속 뒤지는 게 불 보듯 명확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거나 부과하려는 품목들은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육성하려는 항공우주·로봇·생명공학 등을 망라하고 있다. 미국은 또 담배, 석탄, 화학제품, 타이어, 개·고양이 사료, 고등어, 도난경보기, 의류, TV 부품, 냉장고, 기타 첨단기술 등 공격대상을 중국 제조업 전반으로 확대해 현재의 산업지형까지 자국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시도 중이다.한편 미국의 경우도 현재 내부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활황국면에 접어든 상태라 트럼프 행정부 역시 최소 내년까지는 강공을 유지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