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여의도” 한국당, 눈물의 영등포 시대
6.13 지방선거 패배로 재정난+지난 6월말 '중앙당 슬림화' 방침 일환
2019-07-11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11년 동안 몸 담았던 여의도를 떠나 눈물의 영등포 시대를 열었다.2004년 '차떼기 사건'으로 비롯된 당사이전에 이어 또 다시 중앙정치의 상징인 여의도를 떠난다는 점에서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에서부터 6.13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지는 한국당의 추락한 위상을 여실없이 보여준다.한국당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빌딩을 떠나 오후 2시20분쯤 영등포동 우성빌딩에서 현판식을 열었다.이날 현판식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이제 온갖 기쁨과 영욕의 세월이 깃든 여의도 당사 시절을 마감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아우르는 서민 정당으로서 영등포 시대를 활짝 열겠다"며 "그때까지 오로지 국민만 쳐다보고 국민이 여의도로 간다고 생각할 때 저희는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한국당의 이같은 중앙당사 이전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쪼그라든 정부보조금 등 경비 절감 차원이다. 한국당은 그동안 여의도 한양빌딩 2∼6층과 7층 일부를 사용하면서 매월 1억원에 달하는 임차료를 내왔다. 하지만 영등포 새 당사에서는 2개 층만 쓰며 월세 2000만원을 낸다. 당사 이전으로 임대료가 기존 대비 5분 1로 주는 셈이다.그밖에 선거 패배 직후 김 원내대표가 당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중앙당 슬림화' 측면에서 상징적 조치로 지난 6월 20일 당사 이전을 확정했다.한편, 한국당의 ‘출(出)여의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당의 전신 한나라당은 '차떼기 사건'에 이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곤욕을 치르던 2004년, 총선을 불과 20여 일 앞둔 시점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천막 당사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84일간의 천막 당사 생활을 마감한 이후에는 보수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여의도에서 염창동으로 당사를 옮겼다. 이후 2007년 한나라당은 당사를 옮긴지 3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여의도에 재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