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과 한 손에 쏙! 유통업계, 小용량으로 소비자 지갑 공략

미니멀리즘과 가성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소용량 수요 증가
한 입 크기 맥주부터 와인, 생수, 화장품까지 용량 대폭 줄인 제품 봇물

2019-07-1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한 입 크기의 맥주부터 와인, 생수, 화장품까지 용량을 대폭 줄인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소비로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과 맞물러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휴대가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소용량 소포장 제품들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맥주를 많이 찾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250㎖ 용량의 카스 ‘한입캔’을 최근 출시했다. 적은 용량이라 부담 없고 개봉 후 끝까지 신선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술을 잘 못 마시는 여성들 사이에서 소용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덧붙였다.롯데주류는 일반 레드 와인잔 1잔 정도 되는 양인 187㎖ 용량의 ‘옐로우테일 쉬라즈’를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2~3명이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375㎖ 용량의 레드 와인 ‘산타리타 120’과 화이트 와인 ‘L 샤도네’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020년 시장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생수 시장에도 소용량 바람이 불고 있다.아워홈은 지난달 ‘아워홈 지리산수’ 330㎖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아이시스8.0’의 주력 용량인 500㎖, 2ℓ제품뿐만 아니라 1ℓ, 300㎖, 200㎖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도 지난해 ‘백산수’ 300㎖ 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시장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는 올해 330㎖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제주도에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이러한 미니 열풍은 화장품 시장에서 반응이 가장 좋다. 실제 시코르에서는 일반 틴트 크기의 절반 이하인 2~4㎖ 틴트와 미니 마스카라 등 클러치나 미니백에 넣고 다니기에 부담 없는 소용량 화장품이 인기다.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가지를 써보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제조일이 오래되지 않은 비교적 신선한 화장품을 금방 소진할 수 있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용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높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에 가격대가 다소 높은 외국계 화장품 브랜드부터 국내 브랜드까지 소용량 화장품을 적극 출시하는 모양새다.베네피트는 자사 인기 제품인 틴트 4종과 하이라이트(하이빔), 블러셔(단델리온)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틴트 제품은 10~12.5㎖이나 미니 제품은 이보다 약 2.5~3분의 1 수준인 4㎖이다. 가격도 본품은 4만5000원(정가 기준)이나 미니는 1만9000원으로 본품보다 약 60% 저렴하다.애경산업의 화장품 브랜드 플로우는 소용량 스킨로션과 클렌저, 자외선 차단제 등을 출시했으며 2주에 한 번씩 받아볼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