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반발 확대에 놀란 당정청 수습 고민

야당 "1만 원 공약 폐기" 강공

2018-07-16     윤슬기 기자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재계와 노동계 양측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최저임금 인상폭이 커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여야 간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16일 민주당 및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포함한 종합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정청 회의에서 최저임금 보완대책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해서 일괄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선 당정청은 고용주 지원책인 일자리 안정자금을 연장하는 방안과 저소득 가구에 세금을 환급해주는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또 조만간 발표 예정인 저소득층 지원대책에서 기초연금 지급한도(현재 월 최대 20만9960원) 상향조정,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사업 확대 등을 추진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간접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당정청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카드수수료 인하와 상가임대료 인하 방안을 비롯해 대출 만기 연장, 이자 경감 등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임대료나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과 카드 수수료인하 등 방안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은 아울러 대기업과 하청기업,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사이의 불공정 계약규제강화 등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저임금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협력업체의 이익이 대기업으로 빨려가는 관행을 바로잡지 못하면 이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만 입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그러나 한국당 등 보수 야권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밀어붙이기라며 즉각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을 얻고 일자리를 잃는 것을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며 “실현불가능한 공약은 나라 경제를 위해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이미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돼서 시장의 역습으로 인한 부작용이 여전하다. 저소득층 일자리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가 통계로 나타나고, 취업 증가자 수는 내려간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이상적인 폭은 고용주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나 혈세가 투입되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