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계엄 관련 오고 간 모든 것 즉각 제출하라"(종합 1보)
"군통수권자로서 실제 준비·실행 단계 여부 파악"
2018-07-16 윤슬기 기자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수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와 관련해 군 사이에 오간 모든 문건을 대통령에게 즉각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기무사의 ‘계염령 문건’과 관련해 국방부‧기무사와 각 부대 사이에 오고간 모든 문서와 보고를 대통령에게 즉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지시는 국가안보실을 통해 국방부로 전달됐다.문 대통령은 “계엄령 문건에 대한 수사는 국방부의 특별수사단에서 엄정하게 수사를 하겠지만 이와 별도로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계엄령 문건이 실행까지 준비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청와대 핵심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제출된 문건은 관련된 수석실에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민정수석실이 법률 검토를, 안보실과 정무수석실은 부대운영 지휘 체계와 군 운용 등에 대해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이 관련 문건 전체 제출을 지시한 배경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국가 안위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건 실체를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문건만으로도 부대 병력 동원과 장소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는데 실제 그런 준비나 실행 단계까지 갔는지, 출동 준비를 했는지, 해당 지시를 어디까지 내렸는지 등을 확인해야 문건 성격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다만 문 대통령이 제출하라는 문서는 과거 정부의 관련 문건으로, 현 정부 국방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아울러 이 관계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4월 말 청와대 참모들에게 문건의 존재를 언급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4월 30일 회의에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이 참석했지만, 국방부는 청와대에 원본 문서를 배포하지 않았다”며 “그날 회의의 주된 내용은 기무사 개혁과 관련된 것이어서 계엄령 문건과 관련된 질의나 토의는 일절 없었다”고 설명했다.군은 그날 회의로부터 2개월가량 흐른 지난달 28일 '계엄령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그는 “회의에서 송 장관이 그 문건을 독자적으로 얘기했다기보다 기무사의 정치개입 사례 중 하나로서 설명했고, 토론 주제가 기무사의 전반적인 개혁이었기에 참석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특별수사단이 이미 수사하는 사안을 청와대가 들여다보겠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수사와 별도로 문건 제출을 지시한 것으로, 대통령이 파악하고자 하는 내용과 특수단의 수사는 독립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수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대통령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