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울산의 한 병원에서 의료사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구 S병원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한 북구 거주 이모(37)씨가 지난 24일 출산 후 하혈이 멈추지 않아 자궁적출 수술을 받기로 했으나 혈액이 제때 공급이 안 돼 수술을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유가족 대표 김모씨에 따르면 이씨는 7월27일 새벽 4시께 산통을 느껴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이 병원에 입원 후 산고 끝에 오전 7시께 출산했다. 그러나 병원측에서 하혈로 인해 산모가 위험해지자 자궁적출 수술이 불가피하다며 수술에 동의하라고 남편에게 권했고 남편은 수술만 하면 괜찮다는 병원측의 말을 믿고 수술에 동의했으나 수술 때 필수적인 혈액이 병원에 보관돼 있지 않아 혈액원으로 가서 가져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술을 결정한 후 1시간이 넘도록 혈액이 도착하지 않아 산모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자 급히 울산대병원으로 이송, 진료를 받았으나 결국 이날 오전 11시15분께 산모는 숨졌다. 유족 대표 김씨는 “멀쩡하던 산모가 불과 몇 시간만에 시신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어처구니 없는 사태인데도 병원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씨는 “산모가 노산이라 위험할 수 있어서 제왕절개도 고려하고 있었는데 병원측에선 이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출산 후 심하게 하혈을 하고 있었는데도 담당의사는 환자 곁에 있지도 않고 간호사에게만 맡겨 둔 것은 의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장은 필요한 혈액은 혈액원에 요청에 당장 구할 수 있다고 말했고 사무장은 수술하기 이틀 전에 신청해야 혈액을 구할 수 있다는 등 엇갈린 답변을 했었다”며, “두 사람의 말이 다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혈액 공급이 늦어 산모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한 것이 분명하다”며, “그런데도 병원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병원측은 “산모가 사망해 안타깝지만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며, “혈액공급 지연은 우리 병원측의 책임이 아니다. 혈액을 왜 늦게 가져왔는지 혈액원에 따져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혈액원 관계자는 “CCTV확인 결과 지난 24일 오전8시50분께 S병원 운전기사가 혈액원에 도착했다”며, “S병원에서 혈액원까지 20분 정도 소요되기에 오전8시30분께 출발했을 것이다. 혈액을 수령하는데는 9분 가량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9시15분께 혈액이 병원에 도착했으나 환자는 5분 전 과다출혈로 울산대병원으로 이송하고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측에서 자궁적출술을 시행키로 결정하고 난 후 환자 건강상 혈압체크 및 수술전 약물 투여 등 응급조치를 취하고 수혈 혈액 확보 오더를 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측은 “병원측의 늑장 대응과 불손한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병원측은 과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병원측이 인정할 때까지 항의 농성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