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지표와 민생 괴리 매우 엄중”
내년 하위 20% 기초연금 30만 원으로 조기인상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거시 경제 지표와 달리 체감 경제와 민생이 지표와 괴리가 있을 정도로 매우 엄중하고 심각하다고 느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연일 경제상황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전후해 속도조절론을 펴 온 김 부총리는 17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당정협의 자리에서는 현장에서 확인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지표와 다른 것을 보기 위해 6, 7개 도시 현장에 직접 가서 자영업자들을 만났다”며 “매출 감소와 상가 공실률 등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피부에 와 닿게 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힘든 것을 느꼈다. 특히 고용문제에 있어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가야 할 방향은 틀림없지만, 하반기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미중 통상 마찰이 심화된다면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의 우려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 같은 인식에 따라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춰 하반기 경제운용에 나설 방침이다. 그는 “저소득층 일자리 소득지원 대책을 시작으로 부문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추진하겠다”며 “어르신·자영업자 임시 취약계층 중점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고, 당에서 꾸준히 이야기한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 대상·지원액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당정은 소득 하위 20% 기초연금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19년부터 30만원으로 조기 인상하고, 한부모 가족의 아동양육비 지원대상을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 자녀로 확대하는 동시에 지원금액도 월 13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청년에게 주는 구직활동 지원금을 현행(월 30만 원 한도, 3개월 지급) 수준보다 높여 월 50만원 한도로 6개월 간 주기로 했다.
이어 당정은 영세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나머지 영세자영업자 지원방안과 최저임금 대책 등은 이른 시일 내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