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인정보 도용한 SK브로드밴드, 위자료 지급해야"
2012-07-29 최소연 기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지상목)는 강모씨 등 2만573명이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인터넷망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무단으로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에게는 10만~2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피해자들로부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관한 유효한 동의를 받았고 그 동의 범위 내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했음을 입증할 책임이 있는데 상당수에 관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들 중 서비스 가입 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230여명을 제외한다"며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범위 외의 업체에 제공된 경우에는 20만원씩을, 수집에는 동의했으나 범위 외의 업체에 제공된 경우에는 10만원씩 지급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송사는 2008년 SK브로드밴드(당시 하나로텔레콤)가 수백만 명의 고객정보를 불법 유출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발단이 됐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SK브로드밴드가 2006~2007년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600만명의 개인정보를 불법·무단 유출했다며 전·현직 임직원 20여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소송인단은 "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은 1000여개의 텔레마케팅업체와 대리점들로부터 부당한 가입권유를 받고 있으며, 원치 않는 스팸전화, 문자 등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법원은 이날 판결이 선고된 2500여명 외에 1만8000여명이 낸 나머지 소송도 당사자를 분류하는 대로 조만간 판결을 선고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