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 시작됐다 “물가상승에 고용감소”

물가 자극 본격화… 구매력 감소에 내수경기 둔화↑
기업·근로자간 갈등, 영세할수록 인건비 과다 지출

2019-07-22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다시 한번 예고됐다. 생계에 밀접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맬 현실에 직면했고, 내년부터 닥칠 물가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내수경기 둔화와 기업·근로자간 사회적 갈등은 장기적 고용감소까지 이어질 위기에 놓였다.22일 정치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820원) 오른 8530원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최임위 결정은 사용자위원 전원의 수용 불가와 불참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공익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5명으로 나온 결과였다.이에 대한 후폭풍은 예상대로 정점을 찍듯 거세졌다. 중소기업계는 분노와 허탈감을 표하며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는 이의제기서를 고용노동부에 청구키로 결정했다. 반면, 소상공인업계는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과 정부의 인식개선을 바로잡기 위한 ‘범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 연대’를 오는 24일 공식 출범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천막본부를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내년 최저임금의 후폭풍은 벌써부터 감지됐다. 된장, 어묵, 햄 등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은 무려 15개 품목이 상승했고, 식품·외식업체들은 높은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편승으로 일제히 물가인상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 급격히 늘어난 최저임금(16.4%·7530원)에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고용시장은 암울한 분위기가 연속됐고, 결국 올 상반기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는 14만4000명에 달했다.현재 최저임금에 가장 민감한 업종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모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이들은 과밀화된 지역중심의 경쟁속에 살아간다.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영업비용 대비 인건비 비중(사업주가 직원으로 포함된 경우)이 종업원을 고용하는 경우보다 높으며, 영세할수록 인건비를 과다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예컨대, 편의점 특성 중 하나는 가맹점포를 직접 경영하는 자영업자(전체 가맹점의 81.8%)와, 사업주 없이 종업원만 고용해 운영하는 경우(18.2%)로 구분할 수 있다. 자영업자 형태에서 영업비용 대비 인건비 비중이, 종업원을 고용하는 경우보다 더 높은데, 이는 영세할수록 인건비를 많이 지출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최저임금의 인상이 장기적으로 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물가상승 주기에 대한 평균치를 환산 시 2년주기 단위로 영향에 반영된다”면서 “통상적으로 최저임금은 6~7% 오르지만 이번에는 평균보다 높은 두 배 이상으로 상승해 구매력 감소와 내수경기 둔화 등이 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용시장에 전반적인 경고음을 발생시켜 임시일용직, 도소매숙박업 등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들 특히, 고령층의 일자리에 타격을 빗을 전망”이라고 밝혔다.정부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모든 의견을 수렴해 후속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가 당초 요구한 ‘사업별 구분적용’ 도입에 대한 대책보다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으로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후속대책을 내달 발표할 계획이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모든 경제 문제가 마치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여러 가지 해석은 오도된 것”이라며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책과 노동자들의 임금보전 등의 지원 방안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