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범인 바꿔치기' 일당 적발
2011-08-01 최소연 기자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영대)는 휴대전화 문자발송을 통해 수억을 가로챈 신모(32)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또 검찰은 돈을 받고 가짜 범인 행세를 한 강모(29)씨와 이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해준 변호사 김모씨 등 4명을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신씨는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사진 보냈어요. 버튼을 눌러 보세요'라는 등의 문자를 보내, 피해자들이 접속하면 자동으로 사진 1건당 2990원이 결제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총 20만2071회에 걸쳐 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씨는 가짜 범인인 강씨에게 범인 노릇을 해주는 대가로 5000만원 지급을 약속하고, 강씨를 범인으로 내세운 혐의도 받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강씨가 작성한 자백내용서에 의심을 품은 법원과 검찰이 변론재개를 결정하면서 드러났다.
신씨는 사건범행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자 자신이 운영하는 대리운전업무 책임자인 강씨에게 검찰수사 문답 시나리오 등을 만들어 허위자백을 하도록 시켰다.
검찰에 허위자백을 한 강씨는 1심 결과 1년6월의 실형 선고받고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면서 진술을 번복, 신씨가 진범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씨는 신씨에게 5000만원을 받고, 실형이 선고되면 추가로 5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또 다시 항소심에서 허위자백을 했다.
하지만 이를 이상하게 여긴 법원과 검찰은 변론재개를 결정, 3차례의 걸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신씨의 사무실 등에서 대량문자발송 장치와 시나리오 등 주요증거를 확보해 이를 밝혀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씨 등은 3종류의 검찰조사 시나리오를 만들어 강씨에게 암기토록 했으며, 수시로 점검을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사건에서 신씨의 변호를 맡은 김모 변호사도 이례적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변호사가 진범을 알았음에도 신씨가 강씨에게 주는 대가 지급에 대한 협상을 중개했으며 확인서도 직접 작성해 보관하고 있었다며 범인도피 범행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김영대 부장검사는 "김 변호사는 범인도피 범행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변호사로서 정당한 변론권의 범위를 넘어 실체적 진실발견에 협조해야 할 진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비밀유지의무 등 정당한 변론권의 범위내의 행위"라며 강씨 외에 신씨도 사실상 자신에게 도움을 의뢰한 것으로 외면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