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재고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 ‘경기 빨간불’
2019-07-22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제조업 가동이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어 경기하강의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제조업 재고율지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월 110.0에서 시작해 2월 111.0으로 상승했고 3월엔 113.9까지 올라갔다. 113.9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9월 12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4월에는 113.4으로 다소 떨어졌고, 이어 5월에도 108.7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은 월말 재고를 월중 출하로 나눈 값으로 보통 경기가 둔화하거나 침체 초입일 때 올라간다. 때로는 수요 급증에 대비해 제조업체가 미리 생산, 재고를 늘리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의 높은 재고율은 이와 달리 제조업 가동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어 경기하강의 신호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경기하강으로 제품이 팔리지 않자 생산까지 둔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올해 들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 3월 70.3%까지 내려갔다가 상승하기 시작, 지난 5월 73.9%까지 올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제조업 재고율을 업종별로 보면 경기하강의 속살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기준 재고율이 높은 업종은 반도체, 자동차, 1차 금속 등으로 각각 재고율이 전년 대비 18.7%, 16.0%, 7.7% 증가했다.이 가운데 반도체는 아직 경기가 좋은 상황이라 다른 재고와는 달리 '의도된 재고'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반도체 업계가 재고물량을 늘렸다는 의미다. 하지만 나머지 제조업의 재고는 '악성 재고'다. 특히 자동차와 1차 금속의 높은 재고율은 최근의 제조업 침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다. 조선과 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에 이어 자동차 업계가 침체에 빠져들면서 원재료에 해당하는 1차 금속의 재고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