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 봇물… 완전자급제 명분 약화되나
삼성·LG전자 중저가폰 라인까지 자급제폰 확산… 중국폰 가세
이통사의 단말기 유통 차단하는 ‘완전자급제’ 부작용 우려도 나와
2019-07-23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최근 국내 단말기 제조사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사의 자급제폰 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경쟁을 통한 가격인하를 목적으로 추진 중인 ‘완전자급제’ 도입 명분이 약화되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9, LG전자[066570]의 G7 씽큐(ThinQ) 등 프리미엄폰을 시작으로 갤럭시A6 2018, 갤럭시J6 2018 등 중저가라인까지 자급제폰이 출시되고 있다.또한 샤오미의 홍미노트5 등 중국 제조사들의 자급제폰도 연이어 출시되면서 자급제폰 시대를 맞고 있다.자급제폰이란 이동통신사의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제조사의 유통망이나 일반 오픈마켓 등에서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말한다. 소비자는 이 자급제로 구매한 폰을 바로 쓸 수는 없고 이통사 판매점 등을 통해 개통해야 한다. 이전에 이미 2012년부터 자급제폰 제도는 있었지만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통사 유통망을 통해 구입하는 가격보다 자급제폰이 10% 정도 비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좀 더 저렴한 이통사 유통망을 통해 휴대폰을 구매하고 개통해 사용해왔다.그러다 지난해 시민단체, 이통사, 제조사, 유통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이 만나 가계통신비정책을 논의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에서 자급제폰의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나오면서부터다. 당시 시민단체 등에서 자급제폰의 가격을 이통사 유통망 단말기 출고가와 동일하게 해줄 것을 제조사에 요청했다. 제조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올 상반기 갤럭시S9부터 시행됐다.자급제폰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이통사에 귀속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이통사향 휴대폰은 같은 단말기를 가지고 다른 이통사로 사용되는데 제한이 있어 자유롭게 옮기기 어려웠다. 자급제폰은 이러한 제한이 없다.또한 자급제폰은 알뜰폰도 자유롭게 가입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알뜰폰은 이통사보다 판매량이 적어서 보통 단말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래서 취급 단말기 종류도 적었다. 자급제폰으로 따로 단말기를 확보해 놓으면 어느 알뜰폰이라도 가입할 수 있게 된다.이러한 자급제폰 활성화로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완전자급제’ 논의도 힘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완전자급제란 현재 이통사 유통망에서 단말기 유통을 금지시키고 오픈마켓이나 대형마트 등에서만 단말기 유통을 시행하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통망의 다양화로 가격경쟁을 통한 단말기 가격인하가 그 취지다.가장 크게 반발한 곳은 이통사 유통망이다. 단말기 판매와 함께 번호이동을 통해 유치한 고객을 통한 리베이트가 주 수입원인 이동통신유통업계 입장에서 완전자급제가 시행된다면 이들이 단말기 판매를 할 수 없어 리베이트도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또한 최근 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운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 출시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제조사와 가격 경쟁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전자급제의 본래 도입목적인 단말기 가격 인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