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선일보가 감히 언론자유를…코미디다"

2008-08-23     권대경 기자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청와대가 정부의 취재지원선진화 방안과 관련한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를 두고 "'유신.5공식 언론통제의 부활'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디미다. 그냥 코미디가 아니라 보고 나서 웃을 수도 없는 '허무개그'다"라고 맹비판했다. 정구철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은 23일 청와대 브리핑에 '조선일보의 낯 뜨거운 코미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자들이 정부 브리핑센터 출입 등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출입증을 발급하겠다는 것을 '기자등록제''프레스카드 부활'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며 이같이 따졌다. 정 비서관은 "조선일보가 감히 '언론자유'를 이야기하고 그 수호자처럼 행동하는 것이 코미디다"며 "그것이 별다른 비판없이 수용되고 언론계 일부에서 '부화뇌동'의 움직임까지 있는 상황이 그렇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비서관은 조선일보를 향해 "부끄럽지 않은가. 양심이 있다면 이럴 수 없다"면서 "아무리 곡필과 왜곡.여론조작과 은폐에 능하고 그것을 '경영'과 '처세'의 수단으로 삼아왔다 하더라도 이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또 "조선일보는 광주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하는 등 여러가지 행태로 신군부의 집권에 기여했다"며 "'강요된 언론탄압'의 피해자도 아니었다. 그 범죄적 행위에 적극적으로 공모했을 뿐 아니라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했다"고 강도를 높였다. 정 비서관은 이어 과거 조선일보의 몇가지 보도사례를 구체적으로 든 뒤 "조선일보가 잘 모르는 것 같아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5공식 언론통제'는 성고문 희생자들을 '성을 혁명의 도구로 삼은 운동권'으로 조작하는 것"이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것을 사실로 믿게 하는 것"이라면서 "있지도 않은 북한의 수공(水功)위험을 조작해 '평화의 댐' 성금 대열에 국민을 줄 세우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조선일보에)정말 정직하게 묻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언제 참여정부가 신문을 검열하고 무단으로 삭제한 것이 있는가. 전화로 협박해 기사를 빼고 넣은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조선일보가 '프레스카드'와 같다고 주장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논리도 사실과 부합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프레스카드제는 국가가 기자의 자격을 허가하는 것이며 유신정부가 언론의 순치와 통제를 위해 도입했고 여기에 언론단체가 동조하면서 시행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 유신정권 시절의 '프레스카드제'를 언급하고 "이처럼 기자신분증을 주는 프레스카드와 지금 정부가 기자들의 '신청'을 받아 출입증이나 보도자료.전자브리핑 서비스 등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어떻게 다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정 비서관은 또 "정부의 이번 조치는 기자들의 취재편의를 확대한 것"이라면서 "매번 출입할 때마다 방문증을 받는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한편 관련부처 담당기자가 아닌 지방기자들이나 PD들도 본인이 원하면 취재접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 비서관은 "정부가 등록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면 누구나 등록이 가능하다"면서 "기자인지 일반시민인지 여부를 구별하는 정도의 확인절차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역시 조선일보'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며 "상징을 조작하고 그것을 여론으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이 경탄스럽기까지 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 비서관은 "문제는 그것이 '5공식 수법'이라는 것"이라면서 "오랫동안 우리 국민은 이런 류의 '조작된 폭력'에 의해 고통받아왔다. 그리고 그 고통의 경험 속에서 허위와 진실을 구별하는 힘을 길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비서관은 "그 경험과 학습에 의해 길러진 국민의 '밝은 눈'이 조선일보의 이번 시도 또한 또 한번의 '수치스러운 왜곡의 기록'으로 만들 것임을 믿는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