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 최장 ‘마이너스 늪’에 빠진 설비투자, 6월 생산도 마이너스 전환
설비투자 넉 달 연속 마이너스 기록 / 소비지표만 월드컵 특수로 증가
2019-07-31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설비투자가 18년 만에 최장 기간 동안 감소하며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6월 생산도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둔화세가 지속됐다.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감소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0년 9월~12월 4개월 연속 투자가 감소한 이후 18년 만에 기록한 최장기간 감소세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4.9%) 투자는 늘었지만 특수 산업용기계 등 기계류(-9.9%)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통계청은 설비투자 호조를 주도했던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특수산업용 기계 투자가 꺾인 것을 그 원인으로 들었다.지난달 전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3월에 기록한 감소세에서 4월(1.4%), 5월(0.2%) 증가했지만 6월 들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같은 결과는 서비스업에서 증가했으나 건설업과 광공업에서 생산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1.2%)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7.3%), 화학제품(-3.6%) 등에서 감소했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의 생산감소에 제조업 평균 가동률(73.5%)도 전월에 비해 하락했다. 어운석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자동차는 소형 세단을 중심으로 유럽 수출이 줄면서 완성차 생산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에 대한 소요도 줄어 전월에 비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 기성도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4.8% 감소했다. 최근 사무실 점포 및 주택 수주 부진 등에 따른 비주거용 미 주거용 건축 기성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감소하며 토목 수주가 악화해 작년 말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생산과 투자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그나마 소비지표는 개선됐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2.8%)가 감소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0%), 신발 및 가방 등 준내구재(1.4%) 판매가 늘어났다. 이와 관련 통계청은 러시아 월드컵 특수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편의점과 대형마트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어 과장은 “설비와 건설투자가 부진하면서 전월보다 위축된 모습”이라며 “다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증가 전환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