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한방쇼핑몰 ‘한 방’에 무너지나?

공급 과잉…심각한 경영난 겪어

2007-08-31     최정우 기자
[매일일보닷컴] 지난해 한방클리닉ㆍ한약재 등 ‘한방’을 주제로 한 테마 쇼핑몰이 잇달아 들어섰던 서울 동대문 제기동 일대 한방쇼핑몰이 경영 악화로 공실률이 늘고 있다.서울 제기동 약령시와 경동시장 일대가 ‘한방약령집적타운’으로 변모를 꾀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지난해 말까지 완공된 동대문구 제기동 일대 한방쇼핑몰은 한솔 동의보감, 롯데 불로장생, 동대문구 용두동 삼환 동의보감타워, 포스코 한방천하 등이다. 이들 한방쇼핑몰의 공통점은 약재, 건강보조식품 등을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상가들은 지난 2004년 말 이후 첨단장비ㆍ시설을 갖춘 쇼핑몰로 변모, 재래시장을 대체키 위해 분양·공급됐다.제기동 일대 한방관련 쇼핑몰들은 한방 관련 상점이 집중돼 있는데다 깔끔한 매장으로 재래시장보다 편하게 쇼핑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을 것이라는 장점을 강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었다.그러나 처음 분양했을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한방 테마 쇼핑몰들이 최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있기도 하다.실제로 삼환 동의보감은 지난 6월 말 입점해 있던 상인들이 모두 점포를 비우고 장사를 중단한 상태.장사가 너무 안 돼 가게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환 동의보감타워에는 한방박물관이 들어서 있다.2천310㎡(옛 700평)규모의 전시실에 한의학 유물ㆍ서적ㆍ약재 등을 전시하는 등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쇼핑몰이다, 그러나 운영 어려움도 뒤따랐다.나머지 3곳 한방쇼핑몰도 운영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용두동 포스코 한방천하는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실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분양당시 보증금 3천만원, 월세 80만원이던 점포가 현재는 보증금 1천만원, 월세 25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같이 제기동 일대 한방쇼핑몰들의 운영이 어려운 것은 쇼핑몰 공급과잉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약재시장 인근에 대형 쇼핑몰이 4곳이나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업종의 점포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바람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업종간 경쟁만 치열해진 것도 운영의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다.상가뉴스레이다 정미현 선임연구원은 “동대문 한방타운은 건강을 테마로 한 상품 차별화와 경동시장의 특색을 살린 테마 상가로 사업성면에서 분명 특화될 만한 조건을 갖춘 ‘몸에 좋은 약’이었지만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되는 것처럼 대규모 쇼핑몰이 4개나 들어서 나눠 먹기식 장사가 되다보니 현재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발당시부터 제기동일대에 한꺼번에 유사·중복 관련 상가가 몰리면 투자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