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검은 금요일' 美·유럽 쇼크에 1940선 후퇴
2012-08-05 안경일 기자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2018.47)보다 74.72포인트(3.70%) 하락한 1943.75포인트에 마감했다. 지수는 한때 1920.67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개인의 매도세가 잦아들면서 1940선을 회복했다. 나흘간 하락폭은 228.56포인트로 시가총액 120조원 넘는 돈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날 뉴욕증시가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가 더해지며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급락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4049억원을 팔면서 나흘째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나흘간 순매도 금액은 1조9980억원으로 2조원에 달한다. 사흘간 국내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도 5744억원을 팔면서 낙폭을 키웠다.
반면 기관은 투신권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8990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조112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증시 하단을 지지했다.
11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810개 종목이 하락했다. 반면 상한가 5개 종목 등 66개 종목이 하락했고, 25개 종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건설주가 6.15%로 폭락한 가운데 화학(-4.79%), 의약품(-4.76%), 전기가스(-4.39%), 서비스업(-4.32%), 전기전자(-4.22%), 증권(-4.17%) 업종도 급락했다. 반면 보험(-1.65%)과 음식료업(-1.73%), 종이목재(-1.91%) 등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현대중공업(-5.75%)과 SK이노베이션(-5.61%), S-oil(-7.77%), LG(-9.03%), 삼성전자(-3.90%), 현대차(-2.39%), LG화학(-2.16%) 등 IT주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농심(0.82%)과 KT&G(0.75%) 등 내수주는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도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500선이 무너졌다. 지수는 전날(522.07)보다 26.52포인트(5.08%) 하락한 495.55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2억원, 77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1144억원을 순매수했고, 프로그램 매매는 23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0원 오른 1067.40원에 마감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국가채무한도 증액 합의 이후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 증폭 및 달러화 강세 반전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며 "외국인 매도세와 과도한 프로그램 매수 잔고 등 수급상 불안요인 역시 지수 급락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고용지표와 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이미 시장이 급락한 만큼 지표 부진 및 돌출변수가 있더라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당분간 지수가 1950선 전후에서 단기적인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