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독주와 독선...일방통행식 일처리, 각계 반발 ‘역풍’

반도체 산재인정 역학조사 생략,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등 '논란'
친노동 성향 문재인 정부 ‘보조맞추기’에만 ‘혈안’...여당내에서도 ‘쓴소리’

2019-08-07     송정훈 기자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고용노동부의 ‘일방통행식’ 업무 추진이 각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고용부는 최저임금을 재심의 없이 인상 결정을 강행한데 이어 반도체 업종 등의 산재인정 처리절차를 간소화했고 보험설계사 등의 고용보험 의무화 등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했다. 이런 고용부의 움직임은 현정부의 친노동성향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소상공인은 물론 노동계에서도 이런 일방적 일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집권여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도 고용부와 소통이 안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용부는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 노동자에게 직업성 암이 발병해 산업재해 신청을 할 경우 암 종류에 따라 역학조사를 생략하는 등 처리절차가 간소화하기로 했다.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노동자의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 백혈병, 다발성 경화증 등 직업성 암 8종에 대해서는 산재 처리 과정에서 노동자의 입증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역학조사 생략은 업무 관련성 인정을 근간으로 하는 산재보험법령과 산재보험제도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노사간 협의도 거치지 않고 정부가 강행추진한다고 반발하고 있다.고용부가 추진한 특수고용직과 예술인도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도 논란을 낳고 있다.고용부는 최근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보험설계사와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과 예술인도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임금노동자처럼 실업급여를 받도록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특수고용직은 47만∼49만 명, 예술인은 39만 명으로 추정된다.정부는 이직 전 24개월 동안 12개월(예술인은 9개월) 이상 고용보험료를 낸 비자발적 이직자를 실업급여 대상으로 보기로 했다. 월 지급액은 이직 전 월평균 보수의 50%(하루 상한액은 6만 원), 지급기간은 가입기간과 나이에 따라 90∼240일로 임금 근로자와 같다.이에 보험업계는 고용쇼크가 올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70%가 몰려 있는 보험업계는 회사가 부담해야 할 고용보험료만 435억원에 이른다며 오히려 보험설계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특수고용직 입장에서도 고용 불안과 실적 압박이 커질 수 있어 고용보험 의무 가입은 혜택이 아닌 부담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8월 보험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응답자 83.5%가 고용보험 가입에 반대하거나 설계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앞서 고용부는 지난 3일 관보에 내년 적용 최저임금 174만5150원(주당 유급 주휴 8시간 포함 기준 월 209시간)을 게재했다. 경총,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사용자단체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안 확정에 앞서 고용부에 제기한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여권 고위관계자는 “여당에선 김영주 고용부 장관을 두고 불통의 아이콘이란 말이 돌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여당 원내대표가 간담회 자리에서 ‘청와대가 아무리 말을 해도 김 장관이 안 듣는다’고 쓴소리를 했겠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