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고공행진한 편의점업계, 올해 ‘다사다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점주 경영난 호소·본사는 신규 출점 감소에 초조
카드 수수료 조정 문제 계속…수수료율 인하에도 점주 반응 떨떠름
상비약 품목 논란, 6차 회의에도 의견 대립으로 결론 못 내려

2019-08-08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나홀로 고공행진을 해오던 편의점업계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주들의 수익 감소 문제뿐만 아니라 신규 출점, 카드 수수료 조정,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문제까지 좀처럼 해결되는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6.4% 오른 데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공식 확정되면서 편의점주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편의점 신규 창업이 줄어들자 본사도 신규 점주 소개비 프로모션을 확대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GS25는 최근 가맹점주가 소개한 창업 예비점주가 면담을 통과하면 1명당 1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이는 출점 지원자 수 자체가 줄었음을 방증한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 점포 순증 수는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CU는 942개에서 394개, GS25는 1048개에서 343개, 세븐일레븐은 346개에서 245개로 순증 점포수가 급감했다.이러한 와중에 카드 수수료에 대한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현행 카드 수수료 산정 방식에 따르면 연매출 5억원 초과 시 매출의 2.5%를 수수료로 뗀다. 매출 5억원 이하 중소가맹업자는 1.3%, 3억원 이하 영세업자는 0.8%다. 실제 소득은 영세업자에 가깝지만 편의점은 담뱃값 인상 이후 연 매출 3억원을 넘기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2% 이상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이에 최근 금융위원회는 결제대행업체인 밴(VAN)사의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방식으로 소액결제업종에 한해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했다. 하지만 편의점 가맹점주는 미미한 카드수수료 인하율이 점포의 운영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편의점주는 카드수수료 인하 움직임보다 담뱃세의 매출 제외가 훨씬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담뱃세에 대해 자신들이 대신 카드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라는 게 편의점주 측 설명이다. 편의점에서 담배 품목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또 담배는 가격의 73.8%가 세금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정부는 난색을 표할 뿐이다.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도 골칫거리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품목을 놓고 약사회와 소비자·편의점 단체가 6차에 걸친 회의에도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보건복지부는 8일 열린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제산제, 지사제 신규 지정 및 기존 소화제 2개 품목 해제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복지부는 그간 약국이 문을 닫는 야간·휴일에 급히 필요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거나 수요가 적은 의약품의 경우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13개 품목에서 제외하는 등의 품목 조정을 논의해왔다. 현재 타이레놀·판콜에이·판피린 등이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돼 의사 처방 없이 13개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이날 위원회 논의에서는 제산제와 지사제 추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개별 품목 선정과 관련해 안전상비약 안전성 기준 적합 여부에 대해 약사회측과 편의점 업계 측의 의견 대립이 또 팽팽했다.이에 복지부는 외부 의약전문가로부터 안전상비약 안전성 기준을 검토 받고 다음 7차 위원회에서 다시 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