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대폭락...다우 634P ↓
2011-08-09 안경일 기자
미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사가 미 채권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후 첫 거래일인 8일 무려 634.76포인트나 폭락했다. 이는 미 증시 112년 역사상 6번째로 큰 낙폭이자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특히 S&P 500 지수의 전 종목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두 떨어졌다.
S&P의 미 신용등급 하락이 물론 이날 폭락의 촉매가 되긴 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침체와 유럽을 위협하는 채무 위기의 확산,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때와 같은 시장 내 공포의 심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루미스 세이리스 채권기금의 캐슬린 가프니는 "점점 더 커지는 공포가 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시장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다른 불황을 걱정하고 있고 경제성장이 계속 저조할 경우 유럽과 미국이 막대한 채무 부담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위험과 공포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IX)는 50%나 치솟았다. 이는 2007년 2월 이후 가장 급격한 상승이다.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안전자산을 찾아 미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금값은 온스당 61.40달러나 올라 1731.20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기타 원자재 가격은 세계 경제 약세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로 크게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이날 배럴당 81.31달러에 거래돼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티오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디미티리 게노프는 "시장에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공포 확산은 또 소비자들의 수요를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 지수는 이날 634.76포인트(5.5%)나 떨어져 1만809.85로 떨어졌다. 다우 지수가 1만1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S&P 500 지수는 79.92포인트(6.7%) 떨어진 1119.46을, 나스닥 지수는 1774.72포인트(6.9%) 하락한 2357.69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폭락은 아시아에서 시작돼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전 세계를 완전히 돌았다. 한국의 증시는 4% 가까이 떨어졌고 일본 증시도 2% 넘게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증시가 5%나 떨어졌고 프랑스 증시 역시 4.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