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경계대상 1호는 ‘한국인’?
로마 한인 민박집 주인, 수년간 연쇄 성추행 의혹 파문
지난 7월7일 한 인터넷 유럽 배낭여행 커뮤니티에 피해 여성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민박집 사장에게 성추행 당했어요’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7월1일 유럽 배낭 여행길에 오른 20대 여성 L씨는 로마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B 민박집에 머물다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주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오후 11시께 L씨는 민박집 주인을 비롯해 다른 여행객들 5~6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방으로 돌아가려다 자신을 따로 불러낸 주인으로부터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당 글은 전했다.
L씨는 해당 글에서 “주인이 따로 불러낸 자리에 맥주를 사와 한 모금 마셨는데 그 이후로는 어렴풋이 기억난다”며 “주인이 키스하면서 몸을 더듬으려 했다. 뿌리치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소 주량이 소주 2병일 정도로 술이 센 편이었다는 L씨는 이날 종이컵으로 와인 한잔 반과 소주 반잔만을 마시고도 필름이 끊긴 것에 대해 술에 약물을 탄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L씨는 특히 “글을 올리는 것도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말하지 않으면 그 민박집에서 제2, 3의 피해자가 나올테니 용기를 내 글을 쓰게 됐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L씨의 글이 퍼져 나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내용들의 댓글이 올라오는 등 B 민박집 주인에 대한 비난이 폭주했다.
L씨가 글을 올린 다음날 같은 커뮤니티에 최근에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내용의 ‘저 혼자만이 아니었네요’라는 글이, 그 다음날인 9일에도 ‘저도 똑같은 일 있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3년 전에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유사 피해사례가 잇따라 올라왔다.
파문이 확산되자 B 민박집은 결국 온라인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8월 초 현재까지도 민박집 운영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다시 계속 쏟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 B 민박집 사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네티즌에게 협박성 메일이 보내진 일도 있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관련 제보가 쌓여가면서 비슷한 일이 B 민박집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 것.
현재 이 커뮤니티 상에서의 논란은 로마 지역 한인민박집 전체의 부조리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으로, 현지 경찰과 방송국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