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경계대상 1호는 ‘한국인’?

로마 한인 민박집 주인, 수년간 연쇄 성추행 의혹 파문

2011-08-09     김창식 기자

[매일일보] 이탈리아 로마에서 영업중인 모 한인민박집 주인이 나홀로 여성 여행객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7월7일 한 인터넷 유럽 배낭여행 커뮤니티에 피해 여성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민박집 사장에게 성추행 당했어요’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7월1일 유럽 배낭 여행길에 오른 20대 여성 L씨는 로마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B 민박집에 머물다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주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오후 11시께 L씨는 민박집 주인을 비롯해 다른 여행객들 5~6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방으로 돌아가려다 자신을 따로 불러낸 주인으로부터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당 글은 전했다.

L씨는 해당 글에서 “주인이 따로 불러낸 자리에 맥주를 사와 한 모금 마셨는데 그 이후로는 어렴풋이 기억난다”며 “주인이 키스하면서 몸을 더듬으려 했다. 뿌리치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소 주량이 소주 2병일 정도로 술이 센 편이었다는 L씨는 이날 종이컵으로 와인 한잔 반과 소주 반잔만을 마시고도 필름이 끊긴 것에 대해 술에 약물을 탄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L씨는 특히 “글을 올리는 것도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말하지 않으면 그 민박집에서 제2, 3의 피해자가 나올테니 용기를 내 글을 쓰게 됐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L씨의 글이 퍼져 나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내용들의 댓글이 올라오는 등 B 민박집 주인에 대한 비난이 폭주했다.

L씨가 글을 올린 다음날 같은 커뮤니티에 최근에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내용의 ‘저 혼자만이 아니었네요’라는 글이, 그 다음날인 9일에도 ‘저도 똑같은 일 있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3년 전에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유사 피해사례가 잇따라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문제의 B민박집 사장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실명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과거에도 다른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가게 이름을 바꾼 적이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B 민박집은 결국 온라인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8월 초 현재까지도 민박집 운영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다시 계속 쏟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 B 민박집 사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네티즌에게 협박성 메일이 보내진 일도 있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관련 제보가 쌓여가면서 비슷한 일이 B 민박집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 것.

현재 이 커뮤니티 상에서의 논란은 로마 지역 한인민박집 전체의 부조리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으로, 현지 경찰과 방송국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