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족보도 없는 정당”
허경영 前 민주공화당 총재, 본지와 인터뷰서 민주신당에 직격탄 날려
“시대 정신 차원에서 열린우리당 입당했는데…” 아쉬움 토로
“우물안 개구리 이명박, 대선 나가면 반드시 떨어질 것” 발언
“유엔본부 판문점으로 이전, 안보와 경제 살릴 것” 공약 눈길
[매일일보닷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는 허경영(57) 前 민주공화당 총재는 지난 5일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이른바 ‘무명의 군소 후보’로서의 대권 도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15ㆍ16대 대선(1997년ㆍ2002년) 당시 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경험을 갖고 있는 허 전 총재는 지난해 7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했으나 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짐에 따라, 9월 중ㆍ하순께 ‘경제공화당’을 창당해 ‘독자적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허 전 총재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3년 11월 출범 ‘100년 정당’을 표방했던 열린우리당이 3년 9개월여 만에 한국 정치사의 ‘역사’로 남게 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의 시대정신이 필요해 입당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뒤 이 같이 밝혔다.
허 전 총재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는 역사적 측면에서 볼 때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데 왜 입당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나라당은 돈을 밝히는 ‘차떼기당’이고 보수도 그런 보수집단은 없다”며 “그런 정신으로는 정권을 잡을 수 없지만 열린우리당은 돼지저금통을 들고 나서는 등 새로운 정치를 부르짖고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켰기 때문에 ‘시대정신’ 차원에서 입당을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허 전 총재는 우리당이 사라지고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이 창당한 것에 대해 “민주신당은 조순형만큼 표가 안 나올 것”, “민주당은 명분이 있지만 민주신당은 실리만 좋아하는 사람이 모인 곳”, “한나라당과 열우당에서 도망 나온 사람들이 모여 족보도 없는 상태에서 서로 아귀다툼만 하고 있다” 등 특유의 직설화법을 동원해 민주신당을 성토했다.그는 “우리당을 사수하기 위해 지난 8월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전당대회에서 김혁규, 강운태, 김원웅과 끝까지 당을 사수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어떻게든 자기만 살겠다고 모인 실리주의자들의 집합체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주장, 민주신당을 통한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발언 강도가 높아지면서 허 전 총재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서도 비판의 칼날을 바짝 세웠다. 그는 “국가사업은 국제적인 마인드의 사업인데 이 후보는 대운하, 땅투기 등과 같은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고, 이를 지지하는 한나라당 역시 투기꾼 집합체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 말은 솔직하다. 이명박 후보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기 때문에 대선에 나가면 반드시 떨어질 것”이라고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허 전 총재는 지난 1969년부터 10년 여 동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을 보좌한 것으로 유명한 데, 현재 박정희 사상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박정희 정신 계승’을 정책의 ‘필연과제’로 삼고 있다. 인터뷰 장소였던 여의도 선거캠프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박정희 사진부터 접하게 되고, 손수 제작했다는 여덟 폭의 대형 병풍도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신문으로 도배됐다.“박정희, 국가를 위한 편이 강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재조명과 관련해 찬반양론이 치열한 것과 관련,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장단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겸손하고 청렴하며 진취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보다는 국가를 위한 편이 강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독재과정에서)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독재자’라고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언급한 뒤, “박 전 대통령을 이념적, 사상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문제가 있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박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한 몇 가지 사실들을 상기시키며 “박 전 대통령은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2007년 대선에서도 유효하다”고 말했다.허 전 총재는 지난 2000년 초판 발행된 자신의 저서 ‘무궁화 꽃은 피지 않았다’를 통해 △유엔본부 판문점 이전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65세 이상 매월 50만원씩 지급, 출산시 3천만 원, 결혼시 각 5천만 원 지원 등 10가지 ‘이색’ 공약을 ‘혁명’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내걸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약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엔본부의 판문점 이전. 허 전 총재는 이에 대해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국의 유엔본부를 판문점과 철원 사이로 옮겨 전쟁위험을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며 “지난 2001년 1월 부시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 판문점에 유엔본부를 옮겨야 한다고 말해 부시와 의견일치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유엔본부가 판문점으로 옮겨오면, 유엔 산하에 있는 유네스코 등의 수많은 경제단체와 언커크 등의 단체가 한국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한국의 경제는 지금의 3배 이상 성장하게 되고, 세계 금융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유엔본부 사무총장이 한국의 반기문씨고, 유엔본부 사무차장 중 한 명이 한국인 김학수”라며 “지금이 유엔본부를 한국으로 옮겨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국회의원 축소 문제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보좌역으로 있던 25세 때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 박 대통령에게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며 국회의원 출마자격 고시로 자질을 높이자고 건의한 바 있다”며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 299명을 집무실로 불러 사직서를 받을 것이고, 사직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경우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지역감정 없애기 위해 국회의원 축소”
박 전 총재는 “사직서를 그냥 받는 것은 아니고, 도로공사 사장, 마사회장 등 그에 걸맞는 보직을 내려줄 것”이라며 “국회의원 선거를 자격고시로 전환해야 정당제도가 없어지고 무소속 의원들이 전국에서 당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논의될 수 있는 평화, 통일 등에 대해선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절대 통일은 서두르면 안된다. 우리가 지금 통일하면 남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적 차이로 인해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될 경우 통일부부터 없앨 것이고, 통일에 대한 논의를 전면 중단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그러나 “남북교류 활성화는 인정한다”고 말했다.허 전 총재는 9월 중순께 창당 예정인 ‘경제공화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 전국순회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 “경제 제1당을 만들 것이다. 이미 밑그림이 다 그려져 있다”며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을 선대 본부장으로 데려올 계획이고, 열린우리당 출신 정치인 일부도 영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