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서 불법 후원금' 민노·진보신당 기소

2011-08-10     서정철 기자
[매일일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와 공안2부(부장검사 안병익)는 10일 수십개 노조로부터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민주노동당 오병윤(54) 전 사무총장 등 정당 관계자 3명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와 함께 두 정당에 세액공제사업 명목으로 5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불법 기부한 김모씨 등 노동조합 관계자 17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기부금액이 500만원 미만인 59개 노조 관계자 59명은 입건유예 또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사무총장은 2008년 12월∼2009년 12월 현대제철노조 인천지부 등 60개 노조로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를 통해 7억4000여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수수한 혐의다. 진보신당 전 사무총장 이모씨 등 진보신당 관계자 2명은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노조 등 10개 노조로부터 같은 방법으로 1억7000여만원 상당의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기부한 현대제철노조 인천지부 등 9개 노조는 이 기간 적게는 600만원, 많게는 6900만원을 기부했다. 진보신당에 후원금을 준 SK브로드밴드노조 등 8개 노조는 각각 500만∼1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가 기소된 노조(중복 기부 포함)는 현대제철노조 인천지부, SK브로드밴드노조, 기아차노조 화성지부, 고대병원노조, DSC노조, 전국손해보험노조, 전국건설기업노조연합, 전국대학노조, LIG손해보험노조, 금호생명노조, 메트라이프노조, 동양생명노조, 대한생명노조, 사무금융노조, 서울보증보험노조 등 15곳이다.

검찰 관계자는 "세액공제를 악용해 불법 후원금을 수수,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세금을 유용한 것"이라며 "특히 민주노동당은 기부액 일부를 민주노총에 제공, 국민의 세금으로 민주노총의 사업까지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자금법에 따라 불법으로 수수한 정치자금은 몰수해야 하며, 몰수할 수 없을 때는 추징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이 불법수수한 7억4000여만원과 진보신당이 수수한 1억7000여만원은 재판 확정 후 추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