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가격담합·공급제한·시장분할·입찰담합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재계 '이중 조사 부담' 우려에 전속고발권 부분 폐지
2019-08-21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경쟁분야 고발권을 독점해 온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나라한 담합행위'(경성담합)에 한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중대 담합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번주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협의를 마무리하는 차원이다.합의안에 따르면 두 기관은 가격·공급제한·시장분할·입찰 담합과 같은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합의안’을 담은 전면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금껏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가능했던 중대 담합에 대한 검찰 기소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당초 시민단체에서 전속고발제 폐지 범위를 거래상지위남용 등으로 확대하자는 요구가 있었으나 공정위는 이중 조사 부담 등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고려, 경성담합에 한해 폐지하기로 확정했다.김 위원장은 "경성담합 외에는 전속고발제도를 현행처럼 유지하고 공정거래법의 형벌규정을 정비함으로써 자유롭고 정당한 기업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검찰과 공정위가 협의체를 구성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과 경제주체의 자율성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전속고발제는 경제 관련법 특성상 전문적 지식이 필요해 민형사상 위법 판단을 경쟁당국에 맡기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공정위가 자의적으로 담합기업의 형사고발을 면제하는 등 문제가 계속돼 왔다. 현재 공정위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도 이와 무관치 않다.한편 공정위와 검찰은 자진신고자 감경제도(리니언시)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다만 전속고발제 폐지로 검찰의 형사처분을 우려하는 기업의 부담이 커져 리니언시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비판을 고려해 보완책도 함께 나왔다. 자진신고를 할 경우 기존 행정처분 감경(공정위 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벌(검찰 처분)도 함께 감면해 주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