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한상대 38대 검찰총장 취임사

2011-08-12     최소연 기자
[매일일보] <취임사>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부정이 아니라 긍정, 좌절이 아니라 희망, 침체가 아니라 번영의 시대입니다. 대한민국은 도약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와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수출국이 되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북한을 압도함을 넘어서 이제는 아시아 최고의 허브국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우수성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함이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번영과 통일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검찰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영광을 위해 번영과 통일의 길을 열고 지켜 나가야 합니다. 위선이 아닌 진실, 불의가 아닌 정의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검찰은 사정의 중추기관으로서, 체제의 수호자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국가적 소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를 맑게 하고, 세상을 밝게 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넘치는 푸른 생명의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꿈과 희망을 찾아 법치주의가 넘실대는 이상사회를 열어가야 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련을 견디고 난관을 넘어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검찰의 사명을 완수해야 합니다.

직원여러분!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땅에 3대 전쟁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부정부패와의 전쟁이고, 둘째는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이며, 마지막으로는 우리내부의 적과의 전쟁입니다.
첫째, 우리는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와 싸워야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고질적 유착과 검은 거래가 횡행하는 풍토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부정부패의 토양을 제거하고, 그 온상을 도려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부패지수 22위로 추락해 있는 사실에 분개하고 또한 사정기관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60여 년에 이르는 검찰역사 속에서 아직도 부패국가의 멍에를 벗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수치이자 검찰의 치욕입니다.
우리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불퇴전의 결의를 다지지 않는다면 누가 우리를 영혼 있는 검찰이라 할 것이며, 국가사정의 중추라 부르겠습니까?
검찰 역량을 총집결하여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나라와 국민을 부정부패의 수렁에서 건져내 명실상부한 선진강국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종북좌익세력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자유민주적 가치의 우수성이 여실히 증명된 지 오래임에도 아직도 북한에 대한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입니다.
북한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입니다.
시대착오적인 위선과 기만을 외면하고 용인하는 것은 체제수호자가 할 일이 아닙니다. 이 땅에 북한 추종세력이 있다면 이는 마땅히 응징되고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통일 기반을 마련하는 첩경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공안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분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하여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리내부의 적과 싸워야 합니다.
우리내부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오만입니다. 오만한 자세는 무능과 두려움의 외적 표현일 뿐입니다. 유능하고 속이 꽉 찬 사람은 오만하지 않으며, 진실을 아는 사람은 거만을 떨 필요가 없습니다.
검찰이 사정기관의 역할을 넘어서 국가의 모든 일을 해야 한다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만입니다. 검찰의 무오류성에 집착해 검찰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우기거나, 잘못한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오만입니다.
검찰이 국민들께 오만하게 비쳐질 때 우리는 설 땅을 잃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검찰상은 요원해 집니다. 오만함을 넘어 겸손으로 가는 것만이 우리 검찰의 살 길입니다.
또 하나의 적은 무책임입니다. 수사상황이 언론에 유출되어 명예가 훼손되고, 진실이 호도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입니다. 억울한 피해자를 방치하고 돌보지 않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며, 민원을 경청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대하는 것도 무책임의 소산입니다.
무책임한 태도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일 하나하나 마다 성의를 갖고 책임 있는 자세로 대할 때 비로소 신뢰가 쌓이고,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될 것입니다.
깨끗한 검찰문화는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최후의 고지입니다.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강력한 감찰을 통하여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감찰에 있어 온정주의 관행을 타파하고, 철저한 내부정화로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검찰의 깨끗함과 투명함이 심화되면 될수록 조직은 더욱 강해지고, 외부에도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조직원 여러분 개개인의 청렴에 대한 철저한 인식변화와 체질개선을 기대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여야 합니다. 검찰수사관의 역량은 검찰조직의 근간입니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힘을 합쳐 조직을 이끌 때 우리는 초일류 검찰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위기는 또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고 하였습니다. 검찰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조직입니다. 인재의 보고이자 에너지 넘치는 생명체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역량과 의지와 열정을 믿습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비웁시다. 자신을 버리고 나라와 조직을 위해 헌신합시다. 저부터 정의롭고 영광스러운 검찰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검찰, 명실상부한 초일류 검찰로 가는 긴 여정에 여러분의 동참과 활약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8월12일 검찰총장 한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