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유시민 “단일화로 승리 물꼬”

한나라 "유시민 사퇴, 짜고 치는 고스톱"

2007-09-16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제주·울산 개표 결과 발표 직후 후보직을 사퇴한 유시민 의원은 16일 “앞으로 이해찬 후보와 함께 손잡고 대한민국의 좋은 미래를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이해찬 후보와 함께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겨보려고 28일간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국민들께서 아직 나에게 그런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며 “득표 결과를 국민의 뜻으로 알고 그것에 맞춰 선택해야 겠다는 결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제주에서 내가 3등을 하고, 이 후보가 4등을 해 이 후보가 선택해 주는 것이 (내가) 바라던 선택이었지만 결국, 내가 원했던 것을 이 후보께 해드린 것이다”며 “그동안 지지하고 성원 해주신 분들이 (이번) 선택이 바른 선택이었다는 것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지지자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했다. 그리고 “더 뜨겁게 이해찬 후보 승리를 위해 참여해 주고 뛰어주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협상에서 단일화 한 게 아니고, 패배를 인정하고 적은 표에 담긴 국민의 표를 읽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며 “(이해찬 후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열심히 뛰면서 국민에게 행복한 삶을 드리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해찬 예비후보는 “결과가 거꾸로 나오는 바람에 유시민 후보가 내 선거캠프에서 일하게 됐다”며 “30년 뜻을 함께 해 온 동지라는 것을 다시 느낄 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유시민 후보한테 지면 어떻게 하나’하고 (제주도에) 내려가면서 걱정을 참 많이 했다”고 털어놓은 이 후보는 “사퇴 말을 무엇으로 해야 할까도 준비했다”며 ‘총리수첩’을 꺼내 보였다. 이어 그는 “개인의 영달 차원에서의 단일화가 아니고, 대의를 위해서 자기 희생하면서 민주화 운동과 정치를 해왔던 역사 속에서 이뤄진 하나의 결집이라고 보면 된다”며 “신의를 가지고 우리는 국민들에게도 신의 지켜왔고, 대통령께도 신의를 지켰고 당에서도 신의를 지켜왔다. 대의를 위해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역사적 결단이기 때문에 훨씬 더 소중하다. 지지자들도 흔쾌히 결합을 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큰 흐름으로는 우리가 승기를 잡은 것 같다”는 이 후보는 “표 규모를 보면 이미 우리 두 사람의 표는 6200표, 정동영 후보는 5200표, 손학규 후보는 4000표를 받았다”며 “그 정도 표면 다른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까지 포함해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두관 신기남 예비경선 후보들의 지지자들도 현장에서 우리를 지지하는 쪽으로 대부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며 “우리는 더 노력을 해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추가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단일화는 좋은 세력들을 결집시켜내는 과정이다”며 “투표 과정 중에서도 계속 결집시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통해 국민이 결집할 수 있는 계기는 자꾸 만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鄭·孫 "후보단일화 대세에 영향 없다"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이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 단일화로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손학규 정동영 두 후보 측은 “예상했던 결과”라며 “경선의 판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평가했다.

정동영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이제야 친노후보 단일화로 경선 구도가 진검승부의 국면으로 온 것 같다”며 “한명숙-이해찬 후보의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1차 투표에서 이해찬 후보가 크게 앞서지는 못했던 것처럼 유시민 후보도 앞으로 투표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 대변인은 “선거인단 투표율이 낮아 경선을 축제처럼 만드는 일만 남았다”며 “보다 많은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정 후보가 승리하고 경선이 성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학규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도 “부분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며 “초반 4연전이 경선 초반의 흐름을 읽는 트렌드적 효과는 있겠지만 전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경선의 핵심지역을 광주·전남 지역으로 설정한 우 대변인은 “앞으로 이 지역의 표심을 잡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1차 투표 결과에서 조직선거의 한계가 드러났듯이 민심 반영의 통로가 막혀있는 심각성을 느꼈다”며 “모바일 투표 등 민심을 반영하는 선거인단 모집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이 경선 후보직을 사퇴한 것과 관련 "우리가 예상한 시나리오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며 "친노 세력의 '이해찬 만들기'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유시민 후보의 깜짝쇼는 정권연장을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는 짝퉁정당이라는 신당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정치쇼나 다름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정치인은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유 의원이) '내가 단일후보가 되기를 원한다. 완주하고 싶다' '나는 단일화하러 경선에 나온 실없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하고는 오늘 특정 후보 만들기 연극에서 조연을 자임하는 행태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 신당에는 대통합을 통한 개혁정권의 재창출이라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며 "오직 경선국면을 어떻게든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친노세력들의 권모술수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벤트 정치로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꿀 수는 없다"면서 "이번 대선은 국정실패세력을 국가발전세력으로 교체하는 선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