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자진귀국 '무혐의 입증' 자신 있을까
"물의 일으켜 죄송" 검찰 연행, 변양균도 검찰 출두 수사 급물살
2007-09-16 특별취재팀
◇ 신정아 '무혐의 입증' 자신 있을까 = 가짜 학력 파문으로 2개월 동안 해외 도피생활을 해 온 신정아씨가 16일 전격 귀국을 택한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변양균-신정아, 검찰 출두전 말 맞췄나 =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소환된데 이어 신정아씨도 입국하자 이들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줄곧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공동 대응했을 것이란 얘기가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의 증거 확보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사표를 낸 지 1주일만에 검찰에 출석했으며, 신씨는 미국행 길에 올라 돌연 잠적한 지 두달 만에 귀국, 현장에서 검찰에 연행됐다. 파문이 일자 꼬리를 감췄던 핵심 당사자들이 같은 날 검찰 조사에 응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10일 검찰 수사에서 변 전 실장과 신씨가 이메일 연서를 주고받는 사이임이 밝혀진 뒤 언론의 관심은 이들이 평소 어떻게 `접촉'했는지에 쏠렸다.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불구, 검찰은 이들의 사적인 관계가 정부예산의 불법 남용 및 임용 비리 등 위법 행위와 그 과정의 외압 의혹을 푸는 열쇠라고 보고 중요한 수사의 한 갈래로 삼아왔다. 수사가 속도를 낸 1주일 동안 검찰은 이들의 `행각'에 관한 깊이있는 정보를 캐낼 수 있었고, 이를 구심점으로 신씨의 동국대 조교수 및 비엔날레 감독, 큐레이터 임용 과정의 기획예산처의 외압, 수상한 동국대 특성화교육사업 선정과의 연계고리를 파헤칠 수 있었다. 검찰은 그러나 신씨의 이메일 계정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유선전화와 메신저, 변호인 등 의사소통의 통로를 모두 차단하지는 못했다. 이들이 검찰 수사망과 언론을 피해 은둔해 있으면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뒤늦게 검찰은 부랴부랴 신씨의 신병을 직접 확보하는데 나섰다. 수사 초기 `신정아 수사는 후순위'라며 늑장 수사라는 비아냥을 감수했던 검찰이지만 각종 언론보도에서 신씨의 행적이 조금씩 베일을 벗자 검찰은 `발등에 불 떨어진 격'으로 신씨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열을 올린 것. 검찰은 브리핑 때마다 `변호사를 통해 신씨의 입국을 요구하고 있다'고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신씨를 더이상 외국에 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신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청구까지 고려했던 검찰로서는 신씨가 장기체류할 경우 변죽만 올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 아직 검찰 수사는 유력한 물증을 확보했을 가능성에 대한 관측만 나올 뿐 청와대 컴퓨터조차 분석을 마치지 못했다. 청와대는 이날 변씨의 컴퓨터를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무용 메일에는 `범의'를 소명할 만한 자료가 충분히 담겨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변 전 실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법원의 벽에 가로막혀 실패한데다 몸통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에 1주일 넘도록 방치(?)됐던 컴퓨터를 뒤늦게 입수한 검찰이 시간에 쫓기는 와중에, 변 전 실장과 신씨가 공동의 법적대응을 위해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며, 2개월 만에 입국한 신씨와 필요할 경우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신정아 사건 철저 수사" 촉구 = 변양균 스캔들의 당사자인 신정아씨의 귀국으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검찰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모든 의혹을 이번 수사 단계에서 털어버려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이번 스캔들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로 비화돼 검찰은 더 큰 수모를 받고 정권은 더 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불행을 막을 것인가 키울 것인가의 선택이 검찰에 맡겨졌다"며 "검찰의 각오를 주시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권력형 게이트로 무엇보다도 더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이어 "장윤 스님 측에서 변씨는 깃털이고 몸통이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몸통의 존재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신정아씨의) 광주 비엔날레 총감독 선임 외압설의 실체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