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세법개정안에 담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매년 여름 발표되던 세법개정안이 지난달 말 나왔다.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큰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보완·지원하는 세제 방안이다.

작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청년 일자리 대책, 혁신성장을 위한 세제지원으로 이어지는 정책들을 보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확고한 듯하다. 이번에 발표된 2018년 세법개정안에도 이런 정책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증대가 이뤄져야 한다. 먼저 근로자의 소득을 늘리기 위해서 작년부터 최저임금을 계속 올렸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2017년, 2018년 2년 연속으로 매년 10% 이상 인상되면서 기업의 부담이 커졌는데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근로소득을 증대시킨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작년 말 확대·유지했다.

직전 3년 평균 초과 임금증가분에 대해 중소기업 20%, 중견기업 10%, 대기업 5%를 세금에서 공제하는 것인데 임금증가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상승은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 입장에서는 세액공제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보완책으로 근로장려세제가 10년 만에 대폭 확대됐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된 제도로 빈곤층 근로자 가구에 국가가 현금을 지원해 주는 근로연계형 소득 지원제도다. 연간 부부합산 총소득과 부양자녀 수 등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해 지급함으로써 저소득자의 근로를 유도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지급대상 요건을 크게 완화하고 근로장려금 지급액을 인상했다. 또 연 1회 지급하던 것을 2회 지급으로 바꿔 일하는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변경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세제 지원도 크게 늘리거나 신설했다. R&D 설비나 신성장기술 등에 대한 투자시설에 대해서는 초기에 감가상각을 크게 해 자산 취득에 소요된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하도록 만들었다.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요건은 완화시키고 대상 기술을 확대했다. 작년부터 큰 열풍이 불었던 블록체인 기술도 이번 개정안에 반영됐다.

또 창업·벤처기업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도 늘렸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은 국민 모두에게 적용되는 특성상 효과는 즉각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결과물은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나올 것이다. 그 사이 ‘을’과 ‘을’의 싸움이 생기고 ‘을’과 ‘병’의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많은 저항과 부작용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과거 정부에서 추진됐던 대기업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는 이미 효과가 미비함이 증명됐다. 그렇다면 위에서 떨어지는 효과가 아닌 밑에서 위로 올리는 ‘분수효과’가 지금 필요한 시기다.

이번 세법개정안에 들어가 있는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 근로장려세제, 임금 인상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유지, 혁신성장을 위한 세제 혜택 외에도 최저임금 인상, 일자리안정자금, 사회보험료 지원,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료 인상 억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대책은 결국 근로자와 영세 사장을 위한 정책이다.

이런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세제와 제도를 기반으로 혁신성장으로 나아가야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옳은 정책이라면 꾸준히 추진하되 계속적인 보완책으로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의 지원방안이 다수의 근로자와 사장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