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파 의원들 대부분 당원권 유지...계파갈등 '원인' / 최병길 "1심·2심서 '무죄' 선고된 경우까지 정지는 너무 엄격"
2019-08-23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소 시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규정한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불법행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 중 과거 바른정당에서 들어온 이른바 복당파 의원들 대부분이 당원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당내 계파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보고 개정을 고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권 정지 조항과 관련해 “윤리위를 재구성해서 윤리위가 이(당원권 정지) 문제를 검토해서 의견을 내도록 하는게 어떠냐"고 했고, 김성태 원내대표도 “지금 각 정당들 당헌당규를 보면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당헌당규가 한국당 당규다. 기소가 이뤄지고 난 이후 판결 통해 무죄가 선고된 경우는 최종 대법원 판결 전이라도 윤리위를 통해 당원권 자격 정지를 회복하는 문제를 심의할 수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최병길 비대위원은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기소시에 정지된 당원권이 대법원 최종 판결 전에 1심과 2심에서 무죄로 선고된 경우까지 정지하는 것은 당초 엄격한 윤리규정을 제정한 취지에 비춰보더라도 재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당헌·당규 개정을 시사했다.그는 이어 “법치를 무시하는 민주당과 법치를 중시하는 한국당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며 “민주당은 ‘민주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당원권 정지는커녕 판결 전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구성원은 당헌·당규를 따르고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한국당 윤리위원회 규정 22조는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 범죄, 성범죄·사기·공갈·횡령·배임·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지난 2005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만들어졌다.한편, 비대위에 따르면 당내에서 기소가 된 14명의 의원들 중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권이 정지된 사람은 9명이다. 당원권이 정지되지 않은 5명은 바른정당에서 복당하는 과정에서 규정이 적용이 안됐거나 당원권 정지 효력이 중지된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