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증권사 설립 風! 風! 風!
“증권으로 한 몫 챙겨볼까”…증권사 설립으로 장미빛 미래 꿈꾸는 국민∙기업銀
2008-09-20 류세나 기자
국민銀, “높은 프리미엄의 증권사 인수보다 신설하는 게 더 이익”
기업銀, “은행자금 묶어 둘 증권사 필요하다”…“신설방안 연내 마무리 지을 것”
일부 전문가 “은행권 증권사 설립 선례 없어 리스크 클 것”
은행들이 증권사 신설과 인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증권사 인수의사를 밝힌 가운데 최근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빠른 시일 내에 증권사 신설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권의 ‘증권사 붙잡기’ 행보가 탄력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증권사 확보에 나선 데는 ‘상품구조를 다양화해 자본시장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아두겠다’는 심산.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증권사를 설립한 선례가 없어 설립한다 해도 경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銀, “증권사 신설 솔깃하네~”
기업銀, “증권기능 갖는 것 필수”
기업은행 또한 연내 증권업 진출계획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내년 4월전에는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기업은행 이경준 수석부행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자금을 묶어 둘 울타리, 즉 증권사가 필요하다”며 “증권사 인수와 신설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를 신설한다면 올해 안에 결정될 것이고,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 내년 4월 중으로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이 부행장은 최근 증권사 경영권의 거품 낀 가격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증권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증권사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올랐다”며 “인수부문에 있어서는 프리미엄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밝혀 증권사 신설에 무게가 실린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기업은행 강권석 은행장은 이미 지난 7월말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내로 증권업 진출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행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과 국내외 금융산업 추이로 볼 때 증권기능을 갖는 것은 필수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에 필요한 것은 수익성 증대보다 증권업 라이센스다. 시장의 벽이 무너지는 미래에 전통적인 은행업만으로는 고도의 상품개발이 불가능하다”며 “지금 은행들이 업무영역을 확장해 놓지 않으면 차세대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계를 포함한 국내 54개 증권사의 지난 1/4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천9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5%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신설? 인수? 어떤 게 더 이익이야?!
그러나 은행권의 증권사 신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은행(부동산)에서 증권(주식)으로의 자금 이동 등 가계의 투자 선호도가 정부의 정책 기조변화로 가파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설에 따른 기회비용이 매우 크다”고 말한다. 기존의 증권사와 경쟁할만한 규모로 설립, 육성하는데 최소 2~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금융 산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야 제대로 된 기틀을 가진 증권사를 갖게 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껏 은행이 증권사를 신설해 운영한 선례가 없었던 만큼 시행착오 및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과 증권업은 같은 금융의 범주에 속해 있지만 확연히 다른 영역”이라며 “은행이 증권사를 처음부터 설립해 운영한다는 것은 물론 가능성은 있지만 리스크가 작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