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지사, 이익제공의사표시 혐의로 기소"

고 노회찬 의원 5000만원 불법자금 수수 결론

2019-08-27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댓글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했다고 27일 결론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양 측은 혐의 입증을 두고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은 19대 조기 대선 국면에서 킹크랩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허익범 특별검사는 이날 오후 '대국민 보고'에서 "김동원(드루킹)을 소개받아 알게 된 후 2016년 11월 9일 댓글 작업에 대한 시연회에 참석하고 이후 개발 및 운영에 공모한 점"과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알아보고 제안한 점이 확인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특검 관계자는 앞서 "이전 부분에 대해서 법적 판단해보니 기소하기에는 사실 증거적으로, 법리적으로 문제 있었다. 김 지사 부분은 공직선거법상 이익제공의사표시죄다. 이것만 위반했다"고 밝힌 바 있다.특검팀은 지난 2016년 11월 김 지사가 킹크랩의 초기 버전을 확인했고, 드루킹은 이후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개발했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에 대한 공소장에는 "김 지사는 드루킹 등과 함께 2016년 11월경부터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및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했다"고 적시돼 있다. 재판 과정에서는 김 지사가 시연회 때 드루킹에게 킹크랩 개발 및 운용을 허락했는지를 입증하는 일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특검팀은 김 지사가 킹크랩 초기 버전의 시연을 참관하고 이를 허락했다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과, 디지털 기록 등만 확보한 상황이다.한편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킹크랩 운용을 앞당겨 실시하고 댓글여론조작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조기 대선 국면에서 드루킹 일당의 캥크랩 운용은 활발해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킹크랩 운용 첫달인 2016년 12월에는 총 1154번의 공감·비공감수 조작이 있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3월 74만839번, 이어 대선국면에 접어든 4월에는 768만3677번으로 댓글조작 규모가 과감해졌다.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청와대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사건 은폐 시도 의혹이 있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검찰에 이관한다. 특검은 한 차례씩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심문했으나 재판에 넘길 만한 구체적인 혐의 입증은 확인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 및 경공모의 불법 댓글활동 등에 연루됐다는 일부의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허 특검은 "(김 여사가) 경공모가 조직한 외부 선거운동 조직인 경인선 회원들과 인사를 하고 같이 사진을 찍은 사실이 확인되나, 이 사실만으로는 불법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특검 수사 과정에서 사망한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2016년 총선 직전 총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이와 관련, 도모 변호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