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성폭력 사건 시 무고죄 고소 유보 급선무”
“안희정 사건은 위력에 의한 간음·직장 내 성폭행”
2019-08-27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판결에 대해 ‘성폭력 개연성이 크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성폭력 사건시 피해자 보호를 위해 무고죄 고소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 후보자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희정 전 지사 무죄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안 전 지사에 대해선 제 경험상 위력에 의한 간음, 직장 내 성희롱의 전형적, 본질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이) 성폭력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14일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 대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 등에 대해 “피해자의 주장이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 법원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이어 최 후보자는 “성폭력 사건을 진행할 때 피해자를 명예훼손죄, 무고죄로 고소하는 것을 일정부분 사건이 매듭될때까지 유보하는 것을 요청 중”이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최 후보자는 “일련의 미투 운동과 연결된 사건을 보면서 사회적으로 진전된 부분은 있지만 여전히 진행형으로 생각한다”며 “여성의원들이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성폭력특별법 제정 당시 형법 297조 강간에 대한 규정을 바꾸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저항할 수 없는 위력을 전제로 한 성폭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야당 여성의원들은 ‘노 민스 노 룰’을 적용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의 필요성을 토론회를 열며 논의하고 있다. 비동의 간음죄는 상대방의 동의없이 성행위를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현행 형법에서는 성폭행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규정하고 있어 피해자 보호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다.최 후보자는 남녀혐오 확산에 대한 질문에는 “이런 방식의 전제에 굉장히 우려한다”며 “한국사회에 너무 많은 혐오와 배제가 극단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한국 사회가 평등과 민주사회로 가려면 극복해야할 문제다. 혐오에 대해서는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법적 장치가 필요하지만 교육과 설명을 여러방면으로 할 생각”이라고 했다.최 후보자는 1991년 한국 최초의 성폭력 전담 상담기관인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설립해 성폭력 문제를 이슈화하는 등 여성인권전문가로 통한다. 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국가인권위원회 사상 첫 여성 위원장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