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보, 까다로운 심사기준에도 ‘재기지원보증’ 사고율 높아
일반보증 사고율 3~4%, 재기지원보증 사고율 13~14% ‘격차’
기보, 보증연계투자 실적 ‘제로’… 후행투자 마중물 역할 떨어져
2019-08-27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일반보증 사고율에 비해 재기지원보증 사고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사기준 개선과 사고율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7일 국회 예산정책처 회계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관출연 사업은 담보력이 취약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대해 출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본예산 300억원이 편성됐으나, 추경예산에 2349억원으로 증액돼 전액 집행됐다.또한 신·기보는 사업 실패 후 재창업·재도전하는 창업자를 대상으로 재기지원 보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보증제도는 다중채무자를 대상으로 재창업지원, 단독채무자에 대한 재도전지원 프로그램 운영, 채무감면 우대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지난해 신보는 재기지원보증으로 전년대비 193억원 증가한 230억원, 같은 기간 기보는 91억원 감소한 85억원을 공급했다.보고서는 사업 실패자에 대해 재창업 등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고 지원하는 재기지원보증 사업의 취지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재기지원보증 공급규모도 전체 보증규모를 고려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다만, 재기지원보증의 지원대상과 도입목적 등을 고려할 때 일반보증과의 단순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신·기보의 일반보증 사고율이 3~4%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기지원보증 사고율은 13~14%대의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심사기준을 개선하는 등 사고율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한편, 기보의 경우 보증연계투자 시 투자기업의 사업 전망 및 경영 능력 등을 면밀히 평가하는 등 직접투자 수행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보고서에 따르면, 기보는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226개 기업에 총 2556억원의 보증연계투자를 수행했다. 이 중 투자기업 발굴 등을 통해 민간 또는 공공부문의 투자유치 경험이 없는 업체에 대해 기보가 선 투자한 금액은 2115억원(189개 업체)에 달한다. 반면, 공공 또는 민간부문 등이 선 투자한 기업에 기보가 후속 투자한 금액은 441억원(37개 기업) 뿐이다.실제 기보가 투자한 226개 업체 중 2005~2017년간 투자이익 총액 203억원이 발생한 104개 업체의 투자손익을 살펴보면, 전체 투자이익의 대부분인 208억원은 타 공공 또는 민간 부문이 선투자한 기업에 기술보증기금이 후속적으로 투자한 후행투자 기업에서 발생했다.기보가 후행투자한 기업으로부터는 276억원의 수익과 68억원의 손실로 총 208억원의 이익이 발생했으나, 선행투자한 기업에는 264억원의 수익과 269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전체적으로 5억원의 손실을 남긴 것이다.국회예산처 관계자는 “기보는 2014년 11월 이후부터 기존에 투자유치 경험이 없는 투자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선행투자만을 수행하고 있다”며 “보증연계투자 시 해당 투자기업의 사업 전망과 경영능력 등을 면밀히 평가하는 등 직접투자 수행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