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실물경제 지원은 금융회사 숙명"

2011-08-16     안경일 기자
[매일일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가진 금융지주사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증권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금융회사는 우리 시장을 지키고, 실물경제를 흔들림 없이 지원해 나가는 것이 사명"이라고 전제하고 "시장이 불안한 때일수록 실물경제의 버팀목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기업자금 공급 등 기업 활동 지원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조달 애로 등 불필요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금융회사가 기업의 자금수요를 앞서 파악하고 필요한 자금을 제때에 공급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 구조개선과 안정기반 확충을 위한 금융회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중심의 증시투자자 구조로 인해 위기 때 마다 우리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증시안정을 위해 기관투자자 비중을 확대하고, 시장안정을 위한 금융회사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이 지난 2008년 위기와는 달리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김 위원장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미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재의 위기를 진단했다.

즉,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금융부문'의 부실로 인한 2008년 글로벌위기와는 달리 주요국 재정위기, 경기회복 지연 등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한 것으로서 세계경제의 먹구름이 단시간내에 걷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대외 불안요인에 대해 흔들림 없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켜나가고 실물경제를 확고히 지원해 나가는 등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하여 사전에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과 산업의 건전성과 동력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금융회사들이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김 위원장이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금융지주회사는 어려운 시기인 만큼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의 경우는 국가채무, 외환보유고, 단기외채 등의 지표가 괄목할 만큼 개선돼 있고, 금융시스템의 핵심인 은행부문의 건전성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불안 요인으로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더라도 우리의 위기대응을 위한 체력이 과거 어느 때 보다 강화되어 있는 만큼, 당면한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불필요한 불안 심리의 확대를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