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이틀간 잠행, 得보다 失이 많았다
2008-09-22 박상수 기자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손학규 예비후보의 이틀간의 잠행과 경선 복귀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더욱이 기존 선거방식을 탈피한 손 후보의 실험정치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 후보는 21일 경선 복귀 의사를 밝히며 "선거대책본부를 해체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표를 호소하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두차례에 걸친 '민심 대장정'를 단행한 경험이 있는 손 후보가 조직을 동원하기보다는 현장 정치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손 후보의 이틀간 잠행과 실험정치를 두고 동정론과 부정론이 혼재된 속에서도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정동영 대세론에는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이 당초 겨냥했던 경선 흥행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민 김모씨(49)는 "민주신당의 경선은 국민경선이 아닌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정치인 손학규로서 자신의 생존과 계기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제스처는 당연한 것"이라는 동정론을 펼쳤다. 손 후보 캠프 관계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불리한 룰 협상을 수용했던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느슨하고 무기력했던 기존의 캠프 조직의 결속력이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불리하면 룰을 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여론조사만 믿고 경선에 뛰어든 손 후보가 당초 합의와 달리 본격적인 레이스에서 뒤지자 반기를 든 것은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의 정치외면을 가중시키는 꼴이라는 것이다. 대학생 이모씨(23)는 "이틀간의 잠행과 토론회 불참 등 경선 거부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정치인으로서 명분쌓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불리하면 합의를 쉽게 무시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향후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데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민 권모씨는 "부정 경선은 당내의 문제로 당내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떼쓰기와 협박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으며 그동안 손 후보가 가져왔던 깨끗한 이미지마저 훼손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선거대책본부 해체와 자원봉사를 동원한 실험정치의 성공도 미지수다. 한 정당 관계자는 "참여율이 저조한 민주신당의 경선을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조직동원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손 후보의 실험정치는 민주신당의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후보의 이틀간의 잠행은 지난 주말 4연전을 통해 불거진 정동영 대세론에 타격을 주었다. 향후 조직동원 등 불법선거의 가능성을 봉쇄하고 정동영 후보를 구태정치인으로 몰아가면서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다. 손 후보의 이틀간의 잠행과 경선복귀, 실험정치의 가시적 성과는 오는 29일 치러질 광주.전남 경선에서 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