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MB간 정책갈등 심화(?)
이한구 ‘정책비판’ 논란, 대운하 ‘재검토’ ‘수정·보완’ 입장차
2008-10-03 민철 기자
[매일일보제휴사=폴리뉴스(이윈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당 소속 제1~6 정책정조위원장 들에게 보낸 팩스가 미묘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의장은 지난 1일 ‘이 후보 공약에 대한 정책위의장 검토의견’이라는 제목의 한 장짜리 문건을 각 정조위원장에게 보낸 게 발단이다. 이 문건에는 이 후보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해 ‘747(10년내 연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강국)공약‘에 대해 각각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문건에 대해 이 후보 공약에 대한 외부의 공격에 대비차원에서 각 정조위원장들이 검토·보완하라는 의도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당이 이 후보 각각의 공약에 대한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의장이 적극 해명하고 있지만 이 후보 공약이 상당 부분 수정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 의장의 기본적인 견해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대운하에 대해 “대운하는 그간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며 ‘재검토’ 견해를 나타내자 ‘대운하 재검토’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후 이 의장은 수위를 낮춰 ‘수정·보완’으로 말을 바꿔 논란 차단에 나섰지만 대운하의 수정·보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청계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세계적 전문가들을 모셔서 충분히 검토시켜 친환경적 운하가 되도록 안심 시키겠다”며 당선 후 수정·보안을 시사한 뒤 “대운하의 재검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운하 추진 의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지만 이는 당선 전 당장 대운하 수정·보안은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표공약인 만큼 대선 전 ‘수정·보완론’은 허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에서는 대운하의 문제점을 파악한 만큼 대선전에라도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양측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당과 이 후보간 ‘대운하’ 등의 공약을 놓고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번 문건도 결국 당과 MB간 신경전의 부산물일 가능성도 많다.“대운하 한다?...토목출신 강조하려는가”
문건에는 대운하에 대해 “내수시장 살리자고 한반도 대운하를 한다?”라며 “토목출신을 강조하려는가.선진국 타입의 경기회복정책은 없는가”라고 지적했다.10년 내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 세계 7대 강국 달성을 골자로 하는 '대한민국 747' 공약에 대해 이 의장은 "대한민국 747이 무슨 대표공약?"이라면서 "공약으로서 성립 불가능→비전(vision)으로 애매하게 처리 필요"라고 지적했다. 또 이 문건에는 "국제과학 기업도시를 건설하면 과학기술 강국건설?",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공급이 서민주거권 완전보장과 무슨 연관?"이라는 내용도 담겼다.특히 IT정책을 담은 'U-KOREA' 공약에 대해선 "노무현정부 정책보다 부실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정책위의장이 대선후보 비판은 말도 안돼는 얘기”
이 정책위의장은 팩스 내용은 외부의 공격에 대비한 예방주사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이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겨냥해 그런 식으로 비판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라며 “‘일류국가비전위원회’의 공약검토 회의에 앞서, 이런 식의 공격이 외부로부터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완작업 차원에서 정조위원장에게 사전에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선의 공약을 만들어내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식의 비판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완을 철저히 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라며 “보완을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함께 이를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매우 희한한 기사가 났다”라며 “이 후보 캠프 시절 공약에는 'U-KOREA'라는 것조차도 없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