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 회담 잇따라 열려
경제분야 업종별 대표ㆍ대기업대표 간담회 개최
오전 10시30분 만수대의사당 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열린 경제분야 업종별 대표 간담회에 북측에서는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을 단장으로 한 10명이, 남측에서는 경세호 섬유산업연합회장을 대표로 한 10명의 기업인들이 각각 참여했다.
차선모 북측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북남 기업인들이 자리를 같이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북남 경제협력을 민족중시 원칙에서 출발,협력의 방식을 개선하자"고 말했다.
차 단장은 또 "북남 경제인 협력과 민족단합사업은 누구도 막거나 제거할 수 없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진지한 협의를 통해 좋은 열매를 거두기 바란다"고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남측 단장인 경세호 회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협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면서 한 단계 높은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며 "남북 경제는 각기 비교 우위의 경제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때 많은 성과가 있다는 것이 개성공단과 위탁가공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이어 "남북경제는 상호보완적 구조를 형성하며 남측의 투자와 북측의 경제발전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지속적으로 동반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상생의 협력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남측의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이를 위한 조건으로 ▲우선 남북간 편리하고 자유로운 통행의 보장 ▲남북간 통신선 확충과 자유로운 이용 ▲남북간에 이미 체결돼 발효시킨 투자보장 합의서와 상사분쟁 해결에 관한 합의서의 실질적 이행을 제시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개성공단이 동북아의 중심공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남측 기업이 근로자를 자율적으로 배치하고 작업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자율적 노무관리 보장과 임금직불제의 조기 실현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의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총국장은 "지하자원 개발과 경공업 협력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며 "협력수준이 올라가면 그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한호 광업진흥공사 사장은 "북측에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으나 세계적 수준의 제조기술을 보유한 남측은 자원의 대부분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하자원 개발이 민족경제협력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고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좋은 분야"라고 말했다.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의 조기 착수를 위해 사전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며 "북측의 주요 지역에 경제특구를 추가 조성해 남측 기업의 투자 확대를 제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추가적인 경제특구 개발과 관련한 당국간 협의가 성과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토지공사는 개성공단 개발 경험과 북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단 2단계와 추가 특구 건설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종구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어선, 어업기술 등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공동어업협의회의 구성을 제안했고,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도 건설분야의 별도 협의채널 구성을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 북측에서는 차 단장외에 주동찬 중앙특구개발 총국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량문범 건설건재공업성 국장, 김성일 전력공업성 국장, 류영수 수산성 국장, 김영철 무역은행 국장, 김병오 경공업성 국장, 최인철 민화협 참사, 리경철 민경협 참사 등 10명이 참석했다.
한편,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대기업대표 간담회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한봉춘 내각 참사를 단장으로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소속의 조현주 책임참사, 리 철 참사, 한인덕 참사, 계봉길 연구원 등 모두 6명이 참석했다.
정몽구 회장은 "북측 경제인 대표를 만나뵙게 돼 감사하다"며 "서로 장점을 살리고 서로 부족한 점은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측의 리 철 참사는 "우리 민족의 새시대를 여는 이때 경제인의 평양 방문은 실로 의미가 있다"면서 "민족 공동번영을 위해 좀 더 합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북측은 남북 경협 확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경협의 수준이 한 차원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1차 산업과 임가공 중심의 경제협력을 생산적인 투자협력 단계로 올려야 하며,민족 공동번영과 이익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측의 한 대표는 "통크게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며 대기업의 전향적인 대북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남측 대표단은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북측의 제도적 조건과 투자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북측에 투자해 생산된 제품이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국제적 기준과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과 함께 특히 상사 분쟁시 이를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북측이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