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1세기가 품은 생명의 온기, 21세기 인문가치포럼

2019-09-04     권영세 안동시장
[매일일보] 세계유산에 오른 수많은 유산은 인류가 이룩해온 문화와 자연의 놀라운 융합이 낳은 보편적 가치이다. 체계적인 보존을 목적으로 매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정되고 있다.유산이 가진 자연의 경이로움에도 넋을 잃지만, 그 안에 쌓인 인류가 다져온 시간의 무늬에 우리는 더욱 짙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것은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사학, 철학, 문학 등 무한의 영역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실현됨으로써 공감을 나누는 이유이다.달팽이 궤적처럼 인류가 그려낸 문화의 궤적 어느 것에서도 인간의 사유를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이러한 인문의 가치가 주목받는 것은 현대인의 미성숙한 인성과 도덕적 가치관의 붕괴로 야기된 사회 사건들이 곧 사회적 붕괴로 이어지는 위기에 닿고 있기 때문이다.미래적 기업으로 손꼽히는 구글은 지적 겸손과 책임감에 대한 바른 품성을 중요한 인재상으로 꼽는다. 삼성전자 또한 정직과 바른 행동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인재를, LG전자에서는 LG 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경영철학인 “인화(和)”를 대변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다변화된 풍요 안에서 존재와 역할의 상실에 따른 근본적인 해결을 인문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인문이 무엇이고 인문의 가치가 우리사회에서 왜 논의되어야하는가 라는 뜨거운 화두로 인문가치포럼의 첫 문을 연지 5년이 흘렀다. 서원과 향교, 종가 등 유림문화가 서려있는 안동은 367명이라는 전국 최대의 독립 운동가를 배출해 유교적 인문가치가 공동체 안에서 발휘되는 저력을 발한 곳이다.안동답게,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들이 오늘을 지탱하는 힘으로, 이제 사회적 공감대 안에서 유교적 인문의 뿌리가 서린 안동의 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실감한다.지식보다 지혜가, 언어보다 소통을 요구받는 시대에 우리의 인문가치 또한 새롭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때문에 올해의 인문가치는 “생명, 삶의 가치를 품다” 라는 주제를 가지고 저명한 석학, 각계각층의 지도층과 함께하는 시간부터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는 영화, 문학, 음식 등 대중적인 패널과 함께하는 자리까지, 더욱 폭 넓은 시각으로 인문가치를 바라보고자 한다.유교적 인문가치가 무형의 자산으로서 관념적 틀을 벗어나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유형의 인문 가치를 구현해가는 자리가 될 것이기에 다섯 번째 인문가치포럼을 맞이하는 오늘, 가슴이 벅차다.개인은 물론 사회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덕성과 건전한 인성을 회복할 때 우리사회는 건강하고 성숙한 정신의 발현으로 후세가 기억할 인류의 또 다른 시간의 무늬를 이룩해 갈 것이다.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결핍을 채우고 배려를 키움으로써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있는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유교적 가치를 품은 안동에서, “인문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아울러, 유서 깊은 인문 전통의 고장에서 생산적인 인문가치의 창조와 재창조에 관심이 있는 지식인들이 모여 세대를 넘어선 문명의 대화로 자생적 해결을 위한 답을 구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