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비자금 조성 정황 드러나…檢, 수사 착수

2019-09-04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배정된 예산을 불법적으로 모아 고위법관 격려금 등에 쓴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5년 대법원이 일선 법원의 예산 일부를 빼돌려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허위 증빙 서류를 작성해 예산을 현금으로 빼돌린 뒤 법원행정처에 보관해온 내역을 담은 문건을 확보한 것이다. 문건에는 ‘해당 예산을 공보관이 아닌 법원행정처 간부 등이 사용한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예산은 주로 일선 법원의 공보관련 목적으로 책정된 돈으로, 수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검찰은 비자금 조성이 문건대로 조성됐고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당시 대법원 예산담당 직원의 진술도 확보했다.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 재무담당자들로부터 전달받은 비자금을 금고에 보관하면서 상고법원 등 현안을 추진하는 각급 법원장 등 고위법관에게 격려금을 제공하거나 대외활동비로 지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검찰은 정확한 비자금 규모와 용처를 추적하는 한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살펴볼 방침이다.또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술을 담당했던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씨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당시 법원행정처가 관련 정보를 청와대에 불법 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