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소득성장 대신 출산성장...최저임금·근로시간은 노사자율로”
소득주도성장 맹공 일자리예산 전면삭감 예고 / 규제개혁 여야 협치회의 제안했으나 반응 싸늘
2019-09-05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새로운 성장개념인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제안했다.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이루어진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 모델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한편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또 5인 미만 소상공인·자영업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자율 적용하고, 법정 근로시간 단축도 노사가 자율적인 합의로 연장하는 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 현장에서는 서로를 향한 조롱이 오갔을 뿐이다.▮"공무원 증원 대신 출산에 예산 투입"이날 김 원내대표는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꼽았다. 그가 내세우는 출산주도성장 정책의 내용은 △출산장려금 2000만원 지급 △성년까지 1억원의 지원금 지급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에 필요한 자금 330조 원을 여기에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출산주도성장에 20년 후 매년 32조 원의 재원이 투입될 것이라며 그 재원 확보를 위해 프랑스 마크롱 정부처럼 공무원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민주당은 그의 제안을 무시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의 소득주도성장과 마찬가지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싸우다가 민주당과 닮아간다"고 했다. 민주평화당만이 "매년 32조원을 투입해 아이 한 명 당 1억원을 지급하자는 주장은 미흡하나마 옳은 방향"이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비교했을 때 방향이나마 옳다는 것이다.▮"최저임금 노사 자율"에 민주 "반헌법적"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실패 이유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을 밀어붙이려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야 한다"며 "일자리 불황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자율 결정' 제도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한국당은 이미 전날부터 5인 미만 소상공인·자영업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자율 적용하고, 법정 근로시간 단축도 노사가 자율적인 합의로 계절·납기기일에 준하는 기간 등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대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그러자 한정애·김태년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전원은 성명을 내 "헌법 32조에 보장된 노동권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정 근로시간 단축법이 아직 우리 사회 전체에 시행되고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합의 당사자였던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노사간 자율을 운운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훼손한다고 성토했다.▮"세금 뺑소니 정권...예산 싹둑싹둑 잘라낼 것"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과 줄어드는 제조업 및 자영업 일자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2% 늘린 23조5000억 원을 편성한 것과 관련해 "세금 뺑소니 정권"이라거나 "묻지마 세금살포 범죄"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세금중독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미친 세금중독 예산을 싹둑싹둑 잘라내겠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규제혁신에 대한 협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은산분리 완화안이 여당 내부 분열로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며 "여야 상설 협의체 가동과 별도로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붉은깃발 뽑기 비상경제협치회의'를 제안한다"고 했다.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협치의 조건으로 '탈원전 정책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그는 "탈원전 정책 백지화가 협치의 시작"이라며 "11월부터 가동 예정인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탈원전 정책이 1호 의제로 잡혀야 한다"고 했다.한편 김 원내대표는 헌법과 선거구제 동시 개정과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기 추진을 언급하고, 대기업 고용세습을 원천봉쇄하는 강력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