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환불 ‘속 터지네’
고장∙잔액 2만원이상 든 ‘T-money’카드 환불 “직접 찾아오면 돌려드립니다”
2008-10-05 류세나 기자
한국스마트카드 “교통카드도 돈이라 쉽게 환불 안돼”…지하철역 환불시스템 협의中
고장∙분실 교통카드 미사용금액은 카드사 차지…한국스마트카드 “사용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지갑 속에 교통카드 한 장쯤 갖고 있는 것이 당연시 되는 시대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현금승차시보다 100원의 할인혜택과 통행거리 10㎞ 이내라면 환승 횟수에 관계없이 기본요금 900원만 내고도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요긴하게 사용되는 교통카드는 편의점, 가판대, 지하철 역사 등에서 쉽게 구입∙충전할 수 있다는 일석삼조의 장점을 무기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쉬운 구입과 달리 카드의 고장 등으로 환불 받을 때는 그 절차가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교통카드 환불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책임 서로 떠넘기는 운수사∙카드사
환불의 기본은 발품과 인내심(?)
해당업자들마저 꺼려할 만큼 까다로운 교통카드의 환불?교환절차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카드를 판매한 곳에서는 불량이 확인돼도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잔액이 남은 카드를 방치한 새 카드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상당수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교통카드인 ‘T-money’는 잔액이 2만원이하로 남아있을 경우엔 GS25, Family Mart 등의 환불대행처에서 즉시 환불받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해당 대행처가 직영대리점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 카드판독이 되지 않는 고장카드나 잔액이 2만원이상 남아있을 경우에는 환불처에 비치돼있는 우편환불봉투를 이용해 카드를 본사로 접수시켜야한다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그렇게 접수된 카드의 환불금액은 약 2주 후에나 은행계좌를 통해 수령할 수 있다. 한국스마트카드 고객서비스기획팀 최광민 과장은 “일반적으로 이용객들이 1회 충전시 평균 2만원이하의 금액을 충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즉시 환불되는 금액의 기준을 2만원으로 잡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교통카드 속 ‘잠자는 돈’의 주인은
복잡한 환불제도, 쉬워질까
그렇다면 교통카드사업자들은 왜 카드판매처에서 환불까지 받을 수 있는‘원스톱제도’를 실시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 최 과장은 “T-money는 교통수단 뿐 아니라 가맹점에서 충전된 금액만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다. 교통카드를 습득했을 경우 현금으로 교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번거롭더라도 2만원이상의 금액은 본사에서만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편의점 등의 계산대는 편의점본사 서버와 연결돼 교통카드 이용객에게 환불해 준 금액을 확인하고 대금을 지불할 수 있지만 영세한 가판대의 경우 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환불시스템을 마련하기 힘들다”며 “지하철 환불 시스템은 KORAIL 측과 협의 중에 있다. 빠르면 연내 중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선불교통카드제도가 시행된 지 10년,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돼온 교통카드 교환∙환불 문제가 지하철 역사의 환불시스템 도입을 기점으로 하나씩 시정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