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9절 70주년 열병식, ICBM은 없었다
국제사회 ‘도발’ 메시지 최소화 / 6년만에 9·9절 계기 '김일성·김정일' 참배
2019-09-09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외적으로 ‘도발’로 비췰 수 있는 메시지를 최소화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 이후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고,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종전선언 의지를 재확인한 상황에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도발로 간주되는 ICBM을 등장시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이날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이날 9·9절 기념 열병식에 ICBM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현장을 목격한 기자를 인용해 "군대와 대포 그리고 탱크가 평양 중심부에서 김 위원장을 지나갔지만, 가장 큰 미사일은 단거리 전장 장치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 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 때 병력 1만 2000천여명과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기존 공개됐던 두 종류의 ICBM급 미사일을 등장시키는 등 최근 열병식에는 늘 ICBM을 선보인 바 있다.또 지난 2월 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 때처럼 북한은 이번 열병식 또한 생중계하지 않고 녹화방송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4월 태양절 경축 열병식만 해도 생중계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던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 때는 열병식 행사 시간을 줄이고 생중계도 하지 않았다.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서 별다른 연설을 하지 않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만 북핵에 대한 언급 없이 '자립경제' 만을 강조하는 등 비교적 온화한 내용의 기조연설을 했다. 대신 김 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영생홀을 방문해 참배했다. 참배에는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 당 최룡해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한 당과 정부 간부들과 우당위원장, 당 중앙위, 정권기관, 내각, 근로단체, 군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이 9·9절을 계기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으로, 북한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김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당·정·군 간부들만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