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 잔재 위수령...68년만에 국무회의서 공식 폐기

자치분권 종합계획·국가혁신클러스터 위한 시행령도 의결

2019-09-11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정부가 11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위수령을 68년 만에 공식 폐기했다. 이로써 군부독재의 잔재로 평가받으며 실효성 비판을 받아온 위수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4일 위수령 폐지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위수령은 1950년 3월 27일 육군의 질서 및 군기유지, 군사시설물 보호 목적으로 제정됐으나 최근 30년간 시행 사례가 없는 등 실효성이 작고 상위 근거 법률 부재로 위헌 소지가 많다”고 했다. 1950년 최초 제정된 위수령은 치안유지에 군 병력을 동원하는 계엄령과 비슷하지만,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계엄령과 다르다. 특히 국회의 동의 없이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할 수 있는 법령이라는 점에서 군사독재의 잔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9년 10월 부마항쟁에서 위수령은 발동된 바 있으며, 1987년 6·10 항쟁 때도 위수령 발동이 검토됐다.경매 절차에서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주택 임차인의 범위와 보증금액을 확대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소액임차인의 범위는 기존 보증금 1억원 이하에서 1억1000만원 이하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기존 보증금 8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확대된다.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종합계획’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 이 계획은 지난해 10월 26일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보고된 ‘자치분권 로드맵(안)’을 토대로 논의를 거쳐 확정됐다. 중앙권한의 획기적인 지방이양을 위해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일괄 이양하는 ‘지방이양일괄법’을 제정하고, 지방소비 비중 확대 등으로 지방세를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또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돼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다음달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 지역주도 혁신성장을 위한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정한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하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혁신클러스터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금융지원, 보조금, 세제, 규제특례, 혁신프로젝트 등 5가지를 지원한다.한편 이날 정부는 4·27 남북정상회담의 후속조처를 뒷받침할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비준동의안을 국회로 제출하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비용추계서도 함께 제출한다.